북한이 영국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을 영국과의 수교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전국에 방영했다고 BBC 방송이 지난 30일 보도했다.
‘슈팅 라이크 베컴’은 ‘캐리비안의 해적’의 히로인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베컴과 축구를 좋아하는 인도 소녀 제스 밤라(파민더 나그라 분)와 그의 꿈을 위해 조력자로 나서는 줄스(키이라 나이틀리 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여성 감독 거린다 차다가 연출한 이 작품은 본래 상영시간이 112분이지만 북한에서는 일부를 편집해 104분을 내보냈다고 BBC는 밝혔다.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번 영화 방영이 영국대사관에 의해 추진됐다”면서 “북한 TV가 서방에서 만든 영화를 방영하기는 이번이 최초”라고 설명했다.
또한 BBC는 “북한이 특정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상대국의 영화를 방영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영화 방영 도중 ‘영국과의 수교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방영하는 것’이라는 자막이 떴다”고 전했다.
한편 그동안 북한이 TV를 통해 방영한 외국 영화는 중국, 러시아 등 사회주의 권역 국가들의 영화와 인도 영화였다. 유럽이나 미국 등 자유주의 국가의 영화를 방영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