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인 남성 관광객을 추가로 억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써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모두 3명으로 늘어났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지난 4월 29일 관광객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들어온 미국공민 제프레이 에드워드 포울레는 체류기간 관광의 목적에 맞지 않게 공화국법을 위반한 행위를 감행하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공화국 해당 기관에서는 그를 억류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인 인적사항과 억류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북한은 이 남성이 호텔에 성경을 남겨둔 채 출국하려고 했다는 것을 억류 이유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미국이 북한에서 이익을 대변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이 남성의 석방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선 북한은 지난 4월에는 미국인 관광객 매튜 토드 밀러 씨가 북한에 망명을 시도하며 법질서를 어지럽혔다며 구금한 바 있다.
북한이 이처럼 미국인 관광객을 추가로 억류한 것은 미북관계 개선이 요원하고, 북일 합의에도 미국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미국에 북한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향후 진행될 미북 대화에서 관광객 석방의 대가로 대북제재 해제나 인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협상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의도로도 보인다. 미북 대화에서 밀리지 않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미국인 관광객 억류는 기독교 등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소에 대해서 강하게 통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며 “미국인 억류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공세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12년 11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를 나선경제특구에서 반공화국 적대범죄 행위혐의로 억류해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