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女대생들이 여름방학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

북한 여대생들 사이에서 여름 방학을 맞아 비(非)합법 영역인 ‘성형수술’ 열풍이 일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여기(북한) 여성들의 미용에 대한 욕구가 예전에 비해 강해지고 있다”면서 “(여름) 방학에 들어가면서 여자 대학생들 사이에서 쌍꺼풀 수술과 눈썹, 입술, 눈 주위에 문신 등 성형수술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쌍꺼풀 수술 가격은 1만 8000원에서 최고 2만 원 수준이다. 문신의 경우에는 눈썹 부위가 2만 40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가장 비싸고, 입술 부위가 이보다 저렴한 1만 8000원 정도이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 쌀(1kg) 가격이 6000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쌍꺼풀과 눈썹 문신은 각각 3배, 4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2010년대 초 쌀 1kg 가격과 비슷하게 거래됐던 성형비용이 최근에 와서 대폭 상승했다.

소식통은 이같이 가격이 상승한 데 대해 “대학생 다섯 중 한 명은 한 가지 이상씩 성형했다. (성형)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가격이 뛰어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성형은 20대가 가장 많고, 현재 40대가 성형을 했다면 체내(처녀) 시절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성형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소식통은 “젊은 여성들이 성형을 한다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너무 드러내놓고 하면 좀 창피할 수 있지만, 얼굴 전체를 성형하는 것이 아니고 쌍꺼풀과 입술 주위에만 하는 거라서 크게 숨기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고우면(예쁘면) 출세한다’는 인식이 젊은 여성들에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성형을 하려는 아이들은 ‘나중에 생활이 안정적이고 또 그만큼 좋은 대상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여름 방학을 맞아 성형 수술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학기 중에는 수업과 각종 동원 사업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또한 난방 시설이 미흡하고 날씨가 추운 겨울 방학에는 수술을 하면 동상에 걸려 수술부위가 붓거나, 곪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국의 통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아직 쌍꺼풀 수술이나 눈썹 문신을 했다고 단속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당국이 운영하는) 병원에서도 이 같은 수술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개인집에서 이뤄지는 (불법) 수술이 대부분이다”면서 “이런 수술은 간혹 (정식) 의사들이 나와 벌이를 하기도 하지만 개인들이 직접 기술을 배워 하는 수술이 더 많다”고 북한 내 성형수술 실상을 소개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 체제 들어 여성들의 ‘외모 꾸미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정황은 종종 있어왔다. 여성의 바지 착용 금지 등에 대한 단속도 점점 사라지고, 엄격 단속 대상이었던 ‘뺑때바지'(스키니진)에 대한 단속도 느슨해지고 있다.

또한 ‘비사회주의 현상’ ‘자본주의 날라리풍’이라면서 비판의 대상이었던 귀걸이 등 액세서리 착용 등도 지방에까지 확산됐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하이힐’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소식통은 “화장을 하지 않고 짧은 단발머리에 발목 위로 올라오는 치마저고리를 입은 ‘조선(북한)의 이상적인 여성상’은 이제는 옛말이 됐다”면서 “돈은 얼마 들어도 좋으니 잘 꾸미는 게 낫다는 생각이 퍼져 나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조선중앙TV 등 매체에 화려한 옷차림과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면서 이러한 ‘열풍’을 부채질한 측면도 있다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가부장적 분위기가 남아 있는 북한에서도 리설주로 인한 ‘옷차림 자유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주민들은 원수님(김정은)의 부인(리설주)이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단속을 세게(심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면서 “간부들이 먼저 리설주의 모습을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일반 주민들까지 ‘리설주가 입은 옷 예쁘다. 어디서 구하나’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