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에서 개최되는 동계 올림픽에 일부 종목의 선수들은 물론 태권도 시범단과 응원단, 참관단, 예술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경색국면에 빠져있던 남북관계가 다소 완화되는 모양새다.
평창 올림픽 참가에 대한 북한 내 주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공동보도문’이 채택된 사실이 실린 오늘(10일)자 노동신문을 보지지 않았더라도 ‘대표단 파견’을 시사한 김정은의 신년사 발표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남쪽 올림픽 참가”가 기정사실화 됐다.
평양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주민들은) 우리나라(북한)는 겨울이 길기 때문에 빙상호케이(아이스하키)나 휘거(피겨)에서 으뜸인 선수들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른 나라처럼 국제대회에 나가 국위선양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에서는 동계 스포츠 종목 선수들의 출전이 미미한 수준이다.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은 “당(김정은)이 결심해도 아마 많이는 못 갈 것”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또한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를 이용하는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식통은 “그런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나라 금고에 돈이 채워지게 된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선수단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차원으로 태권도 시범단을 보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태권도는 조선의 기상’이라는 말처럼 선수복만으로도 상대의 기를 누를 수 있다”며 “시범단을 보내는 것은 올림픽 출전 준비로 수년 간 연습해왔을 다른 나라 선수단들에 대한 기 잡기(기선제압)용 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씨 일가가 태권도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고 선전해왔던 것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소식통은 “평양의 태권도 전당 역사관에는 ‘수령님(김일성)과 태권도, 장군님(김정일)과 태권도’라는 제목으로 태권도에 관심을 쏟은 (김씨 일가)역사를 해설해주기도 한다”며 “(당국은) 태권도의 발원지인 조선(북한)의 태권도 선수들이 평창에서 시범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현재 북한은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과 쇼트트랙, 노르딕 스키부분의 출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장웅 작년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IOC 총회 때 “피겨스케이팅 페어와 쇼트트랙 선수들이 국제대회 출전권 확보를 노릴 것, 스키에선 노르딕 종목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의 렴대옥-김주식 조는 피겨스케이트 부문에서 자력으로 출전권을 획득했지만 신청 마감시한까지 참가를 확정하지 않아 출전권이 일본으로 넘어갔다. 이 때문에 IOC가 북한에 와일드카드를 준다면 피겨스케이팅이 우선 고려대상으로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