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中 제재 아팠나…”특사 보내 관계복원 노려”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2일 김정은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전격 방문한 것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조성된 긴장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불편해진 북중관계를 풀기 위해 군부 최고 실세를 특사로 파견했다는 지적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총정치국장이자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룡해가 특사로서 ‘급’이 떨어지지 않고, 그를 통해 최근 행보에 대한 김정은의 명확한 입장을 들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특사 방중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는 김정은의 대중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을 꾀하고 중국은 도발자제, 한반도 안정 등을 강조할 것이란 지적이다.


◆김정은, 특사 통해 국면전환 노리나?=북한이 지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12월 12일)와 올해 3차 핵실험(2월 12일)을 강행함에 따라 북중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중국은 이후 자국 내 불법 거래를 하던 조선무역은행의 계좌를 폐쇄하는 등 전례 없는 유엔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했다. 일각에선 북중 혈맹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국제사회와 유엔 안보리의 전방위적인 대북제재에 중국이 적극 동참하면서 대(對)북한 압박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던 김정은이 지난 4월부터 다소 완화된 행보를 보이면서 국면 전환을 노렸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자, 2인자로 꼽히는 최고 실세 최룡해를 중국에 전격 파견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룡해의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김정은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택한 만큼 핵은 포기할 수 없지만, 경제 개혁 시도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중국에 전달해 대규모 지원을 약속받으려 할 수도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NK에 “군부 실세이고 김정은의 최측근이기 때문에 핵문제와 한반도 안보와 관련한 중국 측 요구를 북한이 일단 논의를 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방중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최고위급 인사가 특사로 간다는 것은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고, 중국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라면서 “정상적인 관계로 가기 위해서는 중국의 요구를 북한이 얼마나 수용할지, 아니면 과거처럼 대충 넘기면서 시간벌기를 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번 최룡해의 방중에서 양국 주요 현안과 관련 대화가 잘 풀리면 김정은의 방중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최고지도자에 올랐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외교무대에 데뷔하지 못했다. 김정은이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적 지원 등을 얻어내게 되면 북중 관계가 여전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체제 안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 


◆美中·韓中 정상회담 전 中과 입장 조율?=이번 최룡해의 방중이 다음달 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과 다음달 말로 추진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전격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중국을 통해 비핵화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할 수 있다. 또한 남북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명확한 대남 입장을 밝힘으로써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미중 정상회담 전에 김정은의 현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입장을 들어볼 수 있어 손해볼 게 없다.


유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 전에 (중국이) 북한의 입장을 듣고 정리하는 데 중요한 정지작업일 수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을 만날 가능성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중국과 한반도 정세 문제에 의견 조율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입장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확인이 안 된 상황에서 이런 점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북한 역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포기하고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중국을 방문할 수 있을지를 타진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최룡해의 방북을 통해 북중관계가 정상화 되고 한반도에서 대화 분위기가 무르 익으면 북중 정상회담도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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