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뉴타운’ 만수대거리

2012년까지 평양에 10만 세대의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한 북한 당국이 최근 `북한판 뉴타운’의 시범 성격을 띠는 만수대거리 재개발을 끝마쳐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도시가 무한정 밖으로 확대될 수 없는 평양에서도 전후 재건기에 집중적으로 지어진 노후 주택을 헐어내고 새집을 짓는 재개발이 한창이다.

우리의 국회의사당 격인 만수대의사당 근처의 만수대거리는 고구려 시대 성문인 보통문(普通門)에서 만수대의사당까지 이어지는 500여m 도로의 양쪽 지역을 말하며 평양의 중심부인 중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북한 수도건설국은 작년 7월 이 일대 주택 600여 세대를 모두 허물고 대대적인 재개발 사업에 나섰다.

1960년대에 지어진 5층 이하의 낡은 아파트가 대부분이었던 이 지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등 북한 지도부의 비상한 관심 속에 착공 1년 만인 지난 9월 800여 세대의 번듯한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했다.

대북 소식통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만수대거리의 재개발을 위해 보통문 바로 옆 야산에 있던 김 주석의 옛 관저이자 자신의 유년ㆍ청년기를 보낸 `5호댁 관저’를 헐도록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재개발된 만수대거리는 옥류교 방향의 도로 입구에서 보통문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보통문의 동북쪽에는 낮은 야산이 있는데 여기에는 김일성 주석이 1950년대 후반부터 주석궁(현 금수산기념궁전)이 건설된 1977년까지 살았던 `5호댁 관저’가 있었다. 만수대의사당을 기준으로 보면 대로만 건너면 되는 가까운 곳이다.

소식통들은 “5호댁 관저는 주석궁 건설 뒤에는 관리인들만 두고 20여년간 보존돼 왔다”며 “김 위원장이 이를 허물도록 지시한 것은 만수대거리 조성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관심 속에, 그것도 김정은 후계자 내정 원년에 완공된 만큼 추후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될 가능성도 높다.

장성택 부장의 진두지휘 아래 추진된 만수대거리 재개발사업의 특성은 기존보다 세대 수를 많이 늘리지는 않는 대신 주택별 면적을 대폭 늘려 쾌적한 주거 여건 마련에 중점을 뒀다는 점이다.

6층에서 최고 18층까지 다양한 형태로 지어진 아파트는 모두 면적이 우리의 30평대에 해당하는 100㎡ 이상으로 지어졌다.

북한이 공개한 아파트 내부 사진을 보면 서양식 싱크대와 욕조, 베란다에 이르기까지 남한의 아파트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모습이다.

일부 집에는 세면장을 두 개씩 설치한 것도 기존 북한의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혁신’이라고 한다.

특이한 점이라면 겨우내 먹을 것이 풍족지 않아 김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북한 상황을 반영한 듯 천연 김치냉장고라고 할 수 있는 김칫독 보관 창고가 베란다 한 곁에 따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단지 내 녹지율은 50% 이상으로 숲이 많아 쾌적하고 우리로 치면 아파트 상가에 해당하는 지원 건물도 지어져 상점, 빨래집, 유치원, 탁아소, 약국 등이 들어왔다.

김 위원장은 완공 직후 직접 이곳을 찾아 “당의 구상과 의도가 반영된 최상급의 현대적 살림집”이라며 치하하기도 했다.

만수대거리의 아파트 `배정’이 최근 끝나 지난달부터 주민들의 입주가 시작돼 지금은 거의 마무리됐다.

북한판 `뉴타운’에는 기존에 살던 600여 세대가 다시 들어왔고 건설 참여 관계자와 노동자, 체육인 등 각종 공로를 인정받은 시민들이 나머지 아파트를 배정받았다고 한다.

북한은 이번에 새집을 얻게 된 기존 주민이나 추가로 입주한 사람들이나 모두 `공짜’로 새집에 들어왔다고 선전하고 있다.

또 만수대거리 재개발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10만호 주택 건설’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구체화하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 등 지도부의 특별한 관심하에 부족한 사회ㆍ경제적 자원을 집중해 건설한 만수대거리의 `뉴타운’이 평양 시내 다른 곳에서도 그대로 재연될 수 있을지 회의적 눈길로 보는 시선이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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