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 아시안컵 앞두고 ‘귀하신 몸’

국제 무대에 가끔 나타나는 ‘손님’인 북한축구대표팀이 2007 아시안컵축구대회(7월7일∼29일, 동남아 4개국)를 앞두고 ‘최적의 스파링 파트너’로 연일 주가를 올리고 있다.

리정만 감독이 이끄는 북한대표팀은 정작 아시안컵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2005년에 펼쳐진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아시안컵을 관장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예선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동안 북한 축구는 국제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러던 북한이 지난 달 2008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선수권대회 예선부터 연달아 A매치를 치르고 있다.

동아시아축구 예선에선 약체 몽골, 마카오, 홍콩을 맞아 3전 전승으로 가볍게 본선에 진출했다.

이어 북한대표팀은 싱가포르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이 때부터 중동 팀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오일달러’를 앞세워 아시안컵 제패를 노리는 중동 산유국들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동북아 시아의 3강인 한국, 일본, 중국이다.

그런 면에서 북한은 한.중.일 3개국 축구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평가전 상대.

물론 플레이 스타일이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조직력과 기동력을 앞세우는 특징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베어벡호는 이미 평가전 일정이 죄다 잡혀있고 일본은 대표팀을 늦게 소집한 탓에 평가전 자체를 치르지 않아 전력을 탐색하기가 쉽지 않다.

북한은 지난 달 28일 싱가포르에서 오만과 평가전을 가져 2-2로 비겼다.

이어 1일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평가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0-1로 아쉽게 졌다.

UAE는 아시안컵 본선 B조에서 일본과 만나게 돼 있어 북한을 통해 ‘일본 축구의 맛’을 보려는 의지가 강했다.

특히 북한이 독일월드컵 예선에서 일본과 같은 조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친 걸 높이 산 것 같다.

UAE는 원래 북한과 A매치가 잡혀있지 않았지만 현지에서 ‘급조’해 모의고사를 성사시켰다.

북한은 이어 4일 싱가포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또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의 조별리그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당연히 ‘코리아 축구’를 접해보겠다는 뜻이다.

아시안컵에는 나서지 않지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을 보고 장기적으로 대표팀을 키우고 있는 북한이 멀리 동남아 전지훈련 캠프에서 그동안 부족했던 국제 경험을 쌓으며 ‘최고의 인기 팀’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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