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선수단 보는 것만으로도…

“저 선수들 중 고향 출신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북녘에 두고 온 동생들 손자뻘 될 것 같은데 설마 여기에 있는 건 아니겠지요.”

29일 북한남자축구대표팀이 훈련을 벌인 서울월드컵보조경기장. 나이가 지긋한 한 할아버지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올해 82세의 실향민 김장석씨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이 김씨는 28세인 지난 1951년 1.4후퇴 때 강화도를 거쳐 인천으로 내려왔다.

부모님과 동생들은 미처 피난하지 못 한 채였다.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월드컵공원에 산책을 나왔다가 보조경기장 주변에 경계를 서고 있는 경찰에게 우연히 북한대표팀의 훈련 소식을 듣고 몇 시간을 기다렸다.

오후 5시께 북한남자대표팀이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하자 김씨는 철조망 앞에서 뒷짐을 진 채 훈련이 끝날 때까지 지켜봤다.

“생각보다 체격이 좋네요. 키도 크고 어깨도 넓고 보기 좋습니다. 이렇게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보니까 경기장에 나가서도 경기를 구경하고 싶고 평양에서도 한번 경기를 관전하고 싶네요.”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어느 팀이 승리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비겼으면 하네요. 대신에 골은 많이 나면서 말이죠”라고 웃으며 답했다.

백두산과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녘 땅을 바라보거나 밟을 수 있었다는 김씨는 아직 고향땅을 밟지 못했다.

“통일부에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요. 죽기 전에 한번 고향땅 흙이라도 만지고 싶네요.”
이제 100세가 넘는 부모님들은 돌아가셨겠지만 친척들의 소식들이라도 듣고 싶다는 김씨.

“알아보려고 했는데 아직까지 소식은 못 듣고 있어요. 함경도로 이주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확인은 되지 않더군요.”

김씨는 “북한축구대표팀이 경기를 잘 치르고 부상 없이 북한으로 건강하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대표팀 버스가 훈련장을 출발한 뒤에야 집으로 향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