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근 비핵화 합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성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의 무역일꾼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제 해외에 나온지 수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니 그동안 너무 속고 살았다”며 최근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보도를 접하며 느낀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CVID인지 뭔지 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인민들 희생시키면서 갑자기 핵 포기한다고 하는데 이건 인민들에 대한 기만행위다”라며 “조국이 개방되어 백성들이 잘살게 되면 좋은 것이다. 그러나 개방이 되면 체제도 변화되어야 하고 법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개방해도 실패할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여기(중국)에 나와 있어도 (세상에 대해) 이렇게 모르는데 국내사는 사람들은 무엇을 알겠는가”라면서 “조미회담을 통해 잘 되어서 많은 백성들이 배불리 밥먹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평양 소식통은 북한의 핵폐기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남조선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백성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기 국방력으로 (개발한 건데) 포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나 리비아를 보면 미국이 하루 아침에 이랬다 저랬는데 (핵을) 폐기하게 되면 (북한도)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발언을 통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비핵화에 대한 설명은 텔레비전 방송과 노동신문을 통해서만 전달되고 다른 매체나 강연에서는 포치되고 있지 않다”면서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의 지시문을 통해 모든 간부들과 강연자들은 개별적인 언론을 삼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강연 도중에 비핵화에 대한 이상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비핵화에 대해서 절대 입도 뻥끗 하지 말라, 당에서 말하는 대로 말하라는 등의 방침도 내려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비핵화에 대해 상식적으로도 잘 알지 못하며 비핵화란 말보다 쌀이요, 건설이요 하는 일반적인 문구밖에 돌지 못하고 있다”며 “간부들은 알고 있어도 동지들끼리도 일체 말을 삼가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어느 때보다도 언론과 여론에 대한 통제가 심하기 때문에 아무 말이나 망탕(되는대로 마구)하던 사람들도 잠자코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