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들 수해복구 어떻게 하나?

▲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거리가 물에 잠긴 원산시의 모습ⓒEPA

기계수단과 원유가 턱없이 부족한 북한에서 수해복구를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지난 10~16일 사이 북한지역을 기습한 태풍을 동반한 폭우로 발생한 수해피해가 가시기도 전에 27일 황해남북도와 강원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또 내려졌다. 강원도 원산시는 이번 비로 도시가 물에 잠기고, 황해남북도 지방의 수많은 농토가 물에 침수되는 등 피해가 극심했던 지역으로 알려진 곳이다.

홍수피해 상황에 대해 함구해오던 북한매체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피해복구에 나선 주민들의 모습을 방영하기도 했다.

25일 평양방송은 “산이 많은 지대에는 강, 하천과 물길 보수를 다그쳐 무더기 비가 내려도 산골물이 범람해 농작물에 피해주는 현상이 없도록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하고 황해도 지방의 농장은 해일 피해가 없도록 해안방조제 공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도 “평안남도, 함경남도, 황해남북도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수해피해를 가시기 위해 전국이 떨쳐나 복구작업에 나섰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중장비 턱없이 부족, 오로지 사람 노동력으로

한편 압록강 주변에서 복구작업을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한다. 모두 삽과 등짐을 한 모습이다.

굴착기를 비롯한 중장비가 거의 없는 북한에서 수해복구는 전적으로 삽과 호미, 들것, 질통 등 수순 사람 노동력에 의거한다.

지방 당과 국토환경보호부는 ‘수해복구위원회’ ‘큰물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산하기관인 산림경영소, 강 하천 관리소, 도로시설대, 도시경영사업소, 국토감독대의 감독들이 현장에 파견돼 주민들의 복구작업을 감시한다.

수해지구의 공장, 기업소들은 공장문을 닫고 수해현장에 동원된다. 가두 인민반원(비 직장인)들도 빼놓을 수 없는 기본 인력이 된다.

공장별, 인민반별로 피해구간을 맡기고 무너진 제방과 둑을 쌓고 끊어진 도로는 바위를 날라다 메우게 된다. 그러나 복구작업의 수준과 견고성을 보장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피해지역의 중요성 여부에 따라 인근 군부대를 투입하기도 한다. 다만 산골농장, 또는 인가가 드문 지역은 1년 내내 복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평양-원산, 평양-개성, 평양-향산을 잇는 고속도로와 도와 도를 연결하는 일부 기본 국도만이 아스팔트 포장이고, 주요도시와 군, 군과 군을 연결하는 도로들은 거의 비포장 도로이기 때문에 비가 한번 쏟아지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98년 이후 매년 봄 가을 ‘국토환경보호 월간’을 정하고, 한달 동안 치산치수, 도로정리, 제방쌓기를 해오지만, 순수 인력에 치우쳐 견고성이 없다.

수해복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먹을 게 없는 것이다. 집을 잃은 수재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겠다는 WFP의 긴급구호식량도 북한당국은 ‘모니터링’이 두려워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주민들이 먹을 것은 감자밖에 없다. 8월 15일이 지나야 햇옥수수가 나오기 때문에 감자로 끼니를 때우며 복구노동에 참가해야 한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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