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권, 간부직 세습도 많다

만경대혁명학원(Dnk DB)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의 세습권력과 마찬가지로 간부직에 있는 사람들도 대체로 권력을 세습한다. 이같은 현상은 김일성 시기 계급주의 노선을 정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또 앞으로도 북한정권이 교체되지 않는 한 절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서 권력을 차지한 간부들이 옛날에 못살고 못먹던 계급에서 ‘양반계급’으로 탈바꿈한 것으로 보면 이같은 현상을 이해하기 쉽다.

‘백두산 줄기’는 3대까지 봐준다

북한의 권력층을 옳게 이해하려면 권력을 이룬 사람들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북한이 핵심계급 출신으로 내세운 사람들은 혁명의 1세대로 이른바 ‘백두산 줄기’다. 백두산 줄기는 김일성과 함께 싸운 사람들이거나 지하활동에 참여한 항일빨치산 출신들이다.

이들은 국가에서 3대까지 보살피고 키워준다는 원칙이 있다. 이로서 백두산 줄기 자녀들은 체계적으로 만경대혁명학원을 졸업시키고 김일성대학이나 외국에 유학을 보낸다. 그리고 졸업 후에는 당 일꾼이나 국가행정의 주요부문을 맡긴다.

최현, 전문섭, 백학림, 이을설, 오진우… 등등 남한에서 이름깨나 알려진 북한의 주요간부들의 자식들 거의 100%가 대를 이어 간부를 지냈거나 현재 간부직에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제2부류는 한국전쟁 시기 싸운 전쟁 공로자들이다. 전쟁 참가자 가운데서도 더 좋기는 낙동강 전선까지 갔다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현재 북한에서 기본계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전쟁에서 사망한 전사자 가족, 피살자 가족(전쟁시기 적에게 가족이나 친척이 죽은 사람들의 연고자), 폭사자(폭격으로 사망한 사람들) 가족으로 나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잘 교육시켜 지금의 북한정권을 고수하는 기본주력으로 키운다. 이들의 계급의식은 매우 철저하다.

제3부류는 사회주의 기초건설 시기 공을 세운 ‘노력 혁신자’들이다. 이들은 보통 사회주의 기초건설 시기, 천리마운동 시기 김일성과 김정일을 접견한 사람들과 열성분자들이다.

그러다 죽어도 간부직에 올라갈 수 없는 계급이 있다. 이른바 ‘기본 타도계급’은 친일파, 민족반역자, 지주, 자본가 계급을 비롯한 자산계급 출신들이고, 한국전쟁 때 적이었던 국군, 치안대 출신 및 소위 ‘악질 종교인’들이 여기에 속한다.

노동자는 죽을 때까지 노동자, 간부는 대를 이어 간부

북한의 간부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사회성분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북한주민들이 출세를 하려면 첫째가 노동당원이 되어야 하고, 둘째는 군대복무경력, 셋째가 대학졸업이다. 그 다음 능력이 있어야 한다. 능력이 없어도 중앙의 지시를 받아 ‘낙하산’으로 내려오면 출세할 수 있다.

간부들은 자식들의 출세를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 가문의 명예를 이으려 하고, 자식들에게 부귀영화를 물려주려고 한다. 간부들은 자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기가 걸어온 전철을 그대로 밟게하면서 자식들의 앞길을 조언해준다. 먼저 입당준비도 할 겸 군대에 내보낸다.

간부부모는 군사동원부(병무청)와의 인맥관계를 활용해 제일 편안하고, 입당할당이 많은 군부대로 자식을 보낸다. 제일 선호도가 높은 곳은 친위대(김정일 경호대)나 호위국이다.

여기에서 군복무를 3~4년간 하다가, 입당하고 대학입학 추천을 받게 한다. 이렇게 하려면 부모들이 자식이 복무하는 부대장과 반드시 뒷거래가 있어야 한다. 간부자식들은 28살에 당, 군, 대학이라는 징표를 다 가지고 일찍 사회로 나온다. 반면 일반주민들은 10년간 군복무, 대학에 들어가서 졸업하면 36살이 된다. 똑같이 출발해도 8년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간부자녀들은 대학졸업 후 3대혁명소조(지금은 현장경험3년)를 마치면 간부로 발탁된다. 보위부나 안전부 간부들의 자식들은 하사관으로 3년쯤 복무하다가 당원이 되어 정치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법일꾼이 된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은 책임비서의 자식은 책임비서가 되고, 인민위원장의 자식은 인민위원장이 된다는 말을 응당한 것으로 생각할 정도다. 일반주민들은 당에 들어가기가 어렵고, 대학에 갈 수가 없어 간부가 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노동자는 죽을 때까지도 노동자, 간부는 대를 이어 간부가 된다.

그러나 김정일 정권은 북한사회가 노동계급의 사회라고 선전한다. 오늘날 북한사회에 노동계급은 이미 오래 전에 죽은 계급이다. 그런데도 남한사회 일부에서는 ‘북한은 노동자가 대우받는다’며 엉뚱하게 잘못 알고 있다. 북한정권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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