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역에 혼란만 가져올 김정은 ‘당 위원장’ 추대

36년 만에 열린 북한의 7차 당(黨)대회가 9일 마무리됐다. 북한은 당 대회를 앞두고 ‘휘황한 설계도’ ‘새로운 전성기’라며 대대적인 선전공세를 펴왔지만, 주민들은 외빈(外賓) 없이 썰렁했다는 의미로 ‘설렁탕 대회’, 생중계 없이 당당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노(NO)당당대회’라고 비판했다.

이런 빈껍데기 당 대회를 위해 70일간의 고역을 치른 북한주민들에게 차려진 선물(?)은 ‘경제발전 5개년 전략’뿐이었다. 참신한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를 한순간에 무너뜨렸고, 주민들에게 또 하나의 장기적인 ‘전투’ 과제 부담만 안겨준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북한이 7차 당 대회를 개최한 기본취지는 인민경제 향상 모색이 아니라 김정은의 1비서 직책을 바꾸는 것이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김정은이 ‘당 제1비서’ 혹은 ‘당 위원장’이든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사람은 그대로인데, 명칭 변경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반응이다.

오히려 ‘노동당 1비서’라고 오래 전부터 불러왔는데, 갑자기 위원장으로 부르라고 하니 어쩐지 거북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북한에는 하도 많은 위원장들이 있어 어떻게 갈래를 타야 할지, ‘자칫 처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반응도 만만치 않다.

김정은의 호칭이 당 제1비서에서 당 위원장으로 바뀌었으니 도, 시, 군당 책임비서도 종전에 불렀던 당 비서에서 당 위원장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전국의 공장기업소 당 비서들과 하부말단의 세포비서도 당 위원장, 세포 위원장이란 명칭으로 바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북한에는 이미 많은 위원장이 곳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실례로 우리의 지방의회에 해당하는 도, 시, 군 인민위원회는 기관책임자 모두가 위원장이란 직책을 갖고 있다.

당 하부 조직도 마찬가지다.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조선직업총동맹(직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조선민주여성동맹(여맹)의 장(長)도 위원장 명칭이 붙어 있다.

이와 관련, 실제 주민들은 구역 직맹 위원장이나 농근맹 위원장이 서투른 정책을 강요하면 “위원장이란 사람이 저 모양이냐”는 식으로 대놓고 비판한다. 만약 향후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같은 직책의 김정은도 함께 웃음꺼리가 될 공산이 크다.

주민들 속에서 이미 익숙해진 ‘총비서’란 호칭은 아버지(김정일)에게 영원히 붙여놨으니 할아버지(김일성)가 50년 전에 쓰다 버린 위원장 명칭이라도 갖고 싶었던 모양인데, 결국 패착이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당국이 김정은을 지칭할 때 자주 사용하는 ‘최고존엄’ 조차도 조롱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위원장이란 단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반 단체장을 지칭할 때 널리 사용해 온 만큼 ‘당’자를 빼버리고 그냥 위원장이라 부르며 조롱할 듯하다. 주민들이 “하필 왜 위원장직을 써가지고 혼란 주냐”며 불만을 쏟아낼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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