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북한 경공업 성장의 열쇠는 자율적 경영이다

북한 평안북도 청수노동자구 공장 모습. / 사진=데일리NK

북한 노동신문은 2일  머릿 기사에서 평양 김책공업종합대학에 건설 중인 미래과학기술원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김책공대는 김일성종합대학에 이어 두 번째로 대학 내에 현대식 과학기술연구단지를 보유하게 됐다. 북한은 지난 4월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과학기술 위력을 통해 경제발전의 대통로를 열어가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북한은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포하고 경제건설 총력집중을 선언한 바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 회의를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을 결정한 공산당 11기 3중 전원회의와 비교하기도 한다. 회의에 대한 평가는 훗날 제대로 나오겠지만 북한이 경제 중심 노선으로 전환하는 의미를 갖는 것만은 틀림 없다고 할 것이다.

북한의 정책 전환에 따라 정부 차원이나 주요 국가 단위별로 경제적 투자와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경공업 부문 공장, 기업소들은 단순히 계획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상품 개발과 국내외 마켓 전략까지 수립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7월 제7차 전국 206가지 일용잡화전시회가 평양에서 개막되었다고 전했다. 성, 중앙기관들과 각 도 지방공업관리국 산하 일용제품 및 생활필수품 생산단위들에서 만든 각종 주방도구들과 전기 및 전자제품, 학용품 등 300여 종에 8000여 점의 제품들이 전시회에 출품되었다. 당시 전시회에서는 인민소비품의 다(多)종화와 다양화, 질 제고를 위한 노력과 성과들이 보고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았다.

10월 평양에서 진행된 한 전시회에서는 북한의 용봉학용품공장에서 출품한 ‘해바라기’ 학용품이 인기였다고 한다. 질적으로 많이 개선된 연필과 필통, 물감, 크레용, 색 진흙, 지우개, 자, 각종 원주필(볼펜) 등은 보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만들 정도였다. 새 원주필을 사도 잉크가 잘 흘러내리지 않아 불로 지지고 입으로 불다가 얼굴에 검정이 묻고, 연필심이 계속 부러져 칼질만 하다가 연필을 버리고 눈물을 흘리던 아이들도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 지방에서는 이러한 우수한 북한 제품이 없어서 여전히 중국 제품이 우선시 되고 있다.

평양가방공장에서 생산된 가방들이 나열되어 있다. /사진=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위원장은 “경공업부문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소비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된바람을 일으켜 인민들의 호평을 받는 필수품, 자기 단위를 상징하고 대외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제품을 생산하여야 한다”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경제발전을 중시하면서도 자립과 자강의 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 경제가 처한 어려움은 하루 이틀이 아닌데, 이걸 자립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경제단위들이 자립해야 한다는 뜻에는 이론이 없지만, 외국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하자거나 대체하자는 것이라면 옳지 않다. 외국의 투자와 기술 협력 없는 자력갱생은 몇 가지 어려움만 닥쳐와도 금새 생산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힘을 잃게 된다.

북한이 정상국가가 되려면 경제가 정상화 되어야 하고, 경제가 정상화 되려면 개혁개방이 필수적이다. 북한 당국의 경제관리 체계와 방식을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당 기관이 쥐락펴락하고 군대가 우선하는 구조에서 내각과 경제 기구들이 제대로 자신들의 역할을 하는 구조로 나가야 한다. 내각이 경제를 이끌고 나가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무슨 일만 생기면 당과 군이 앞장을 서고 책임을 지는 것이 현실이다.

일상적인 경제관리 업무에 대한 책임을 행정 관료들과 기술 관료들이 지고 당 기관은 전체적인 방향 제시에만 머물러야 한다. 필요하다면 생산단위들이 외국 기술을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기술도입이나 기술자 해외연수를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생산을 맡은 기관 기업소들의 독립채산제도 상대적 자율성이 아니라 절대적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모든 경제부분들에서 시장경제의 원리에 맞게 경영관리 방식을 명확하게 정하여 자율적 경영시스템이 자리 잡게 하여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동반하는 세계시장에서 경제성장의 열쇠는 경제일군들의 의식의 변화에 기초한 창조성에 있으며, 이는 경영활동에서 절대적 자율성이 보장될 때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