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북한의 주택 사유화 정책에 대한 소고(小考)

북한 라선시 전경. / 사진=데일리NK 자료 사진

최근 북한 라선 경제특구 등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거래에서 일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계획경제가 무너지고 시장화가 진행 중인 북한에서 당연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라선특구 새 살림집 사유화 추진…“김정은 통치자금 마련 목적”)

최고 권력자와 고위 관료들에게 재부(財富)가 집중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사회 양극화 현상을 몰고 온 계획경제 실패는 주지의 사실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1990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조차 책임지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경제난으로 계획경제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의식주’ 등 모든 분야에서 시장의 원리가 도입되었고 주민들의 의식 속에서도 관념화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북한 당국은 일련의 정책변화를 주기 시작했고 사용권으로서의 주택거래에 개입하기 위하여 일부 규정과 세칙을 만들어 도입하였다.

북한은 이미 2004년 8월 24일 국가건설감독성 지시 제23호를 통하여 “여유자금에 의한 살림집 건설 및 판매규정세칙(잠정)”를 발표하고 주택소유에서 사실상 사유화를 추진하여 왔다. 최근 라진-선봉지역에서 주택 유상 분양이 추진 중이라는 것은 이에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발표한 ‘국가건설감독성’ 지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제1장 일반규정, 1조) 이 규정세칙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주민들과 기관, 기업소들에 잠겨 있는 여유자금을 살림집 건설에 효과적으로 동원이용할 데 대하여 주신 바임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내각결정 제10(200438)로 채택된 여유자금에 의한 살림집 건설 및 판매규정”(잠정)을 정확히 집행함으로써 살림집 건설과 판매에서 제도와 질서를 세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이 규정세칙은 주민들과 기관, 기업소들에 잠겨 있는 여유자금으로 살림집을 건설(중축, 확장대상 포함)하거나 판매·이용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이 아래부터는 기관, 기업소라고 한다)와 개별적 공민에게 적용한다.

또한 규정은 시장거래가격에 의해 판매가격을 설정하고 세대당 판매가격은 합의하여 결정하되 세대 향좌, 층수, 건축면적, 방수와 마감완성도 등을 고려하여 정하도록 되어 있다.

즉 이때부터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주택 거래는 통제가 되기 시작하였다. 문제는 주민들 스스로 ‘사용권’을 거래할 때보다 주택 가격이 현실과는 맞지 않는 등 시장 왜곡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북 제재 하에서 통치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유사 사유화 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시장이 공식화되고 시장을 통한 경제활동의 상대적 자율성이 보장되면서 부가 증대됐고 주민 생활도 향상됐지만 여전히 사회의 최하층은 제대로 된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현재 일반 주민들이 과거보다는 살기 좋아졌지만, 완전한 자율을 보장하지 않은 한 이를 올바른 개선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할 수 있겠다.

북한의 변화로 축적된 모든 부가 권력을 가진 소수에게 집중되고 사치를 조장하여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와의 차이를 더욱 뚜렷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진정한 변화라 할 수 없고 또 이러한 상태가 유지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빈곤이 존재하고 사회적 불평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이론상으로만 모든 인간이 평등한 정치제도를 고집한다는 것은 집을 거꾸로 짓는 행태와 다를 바 없다.

현재 북한에서 자율성에 기인한 변화는 어느 곳에서나 어느 분야에서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소위 노동당의 유일독재와 일방적인 정책이 존재하는 한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이라는 주민들의 소소한 목적 달성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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