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돼지고기 가격폭락과 농가소득 감소, 北 대책은 있나?

돼지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4월 23일 태천돼지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작년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공식적으로는 못 팔게 막아놨다고는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시장에서도 대놓고 ‘판매허가증’을 받아 거래가 이뤄진다고 한다. 평안남도에서는 1월 14700원이었던 돼지고기(1kg)가 8월 초 현재 9500원까지 떨어졌다. 돼지고기 소비 심리 급감이 주요 원인이지만 축산 농가들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돼지를 서둘러 시장에 내놓으면서 공급이 증가한 데도 원인이 있다고 내부소식통들은 전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국을 휩쓸면서 돼지 집단 폐사가 이어졌다. 지난 5월부터 상업, 보건 품질관련 감독기관들이 돼지고기의 유통과 판매를 금지시켰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질병에 감염되기 전에 돼지를 처분하기 위해 공급량을 늘렸다. 

북한 돼지고기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 2000년대 이후 북한에서 시장이 발전하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돼지고기 소비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돼지 사육 농가가 함께 증가했지만 수요가 바쳐주면서 가격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돼지사육은 북한 주민의 생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돼지 1마리를 키우면 약 70달러(북한돈 548,800원)정도의 수입이 생긴다. 쌀 100kg 이상을 구입할 수 있다. 1년에 돼지를 2마리만 키워도 한 가구(4인 기준)의 생존은 해결되는 것이다. 

시장 돼지고기 가격의 폭락은 돼지 사육을 주 수입원으로 삼아온 축산업계와 주민들에게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안겨 주고 있다. 어려운 살림에도 새끼돼지를 구입해 정성들여 키워온 영세 농가들의 타격이 클 것이다. 돼지를 팔아서 몇 개월 식량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가축 전염병을 예방하기 어렵고, 국제사회 제재로 적기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돼지가 폐사하거나 헐값에 판 농가들은 당국이 초식 가축 사육을 장려해놓고도 질병 대책은 세우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북한 주민들은 시장에서 돼지고기 대신 다른 고기류를 대체상품으로 구입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돼지고기에 익숙해진 북한 주민들의 입맛이 이번 사건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돼지고기의 공급과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통제하기는 어려워 졌다. 주민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을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만, 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병을 조기에 공개하고 방역대책을 서둘렀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북상협동농장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생한 자강도 북상협동농장 위치(빨간색 원). /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북한 당국은 그동안 가축질병이 발병해도 공개를 못하게 하고 국제기구에 보고도 제한적으로 실시했다. 피해를 외부에 공개하기 꺼려하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가축질병이 발병했다고 공개해도 당국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것도 아닌데 당과 최고지도자의 이미지 손실을 우려하기 때문에 사실을 은폐하고 피해를 키운 적이 많았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비판 받아야 할 대상은 비합리적인 인식과 행태를 고집하는  당국의 정책결정자들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냉철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야 말로 북한 당국자들에게 필요한 태도이다. 

잘못된 정책 대응과 구조를 고집해온 고위급 간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기 보다 희생양을 찾아나설 것이 분명하다. 책임의 대상은 방역기관이나 수의사, 돼지사육 농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은 대규모 검열을 통해 문제 발생과 확산의 책임을 특정인들에게 전가하고 자력갱생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할 것이다. 

이로 인한 추가 피해는 북한 주민들이 지게 된다. 얼마 안가서 돼지고기 가격 폭등으로 소비자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축산 분야의 불합리한 정치와 구조가 가져다 주는 문제점은 당국이 나서서 개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축 질병 피해는 몇 년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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