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사들, ‘리설주 임신’ 질문에 “말하는 거 아냐”

24일 2차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측 관계자들은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키 리졸브’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반면 이들은 국방위 ‘중대제안’을 거듭 주장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가 있음을 강조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이날 남북 이산가족들의 ‘공동중식’과 별도로 남북 취재단과 관계자들은 금강산 호텔 12층에서 한 테이블에 섞여 앉아 오찬을 가졌다. 북측 기자, 조선적십자 요원, 보위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인사 등 북측 관계자들은 한미연합훈련과 향후 남북관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북측 관계자 대부분은 한미연합훈련의 정확한 규모에 대한 질문을 거듭하면서 “올해 군사훈련이 규모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전체 참여인권은 더 늘어난 것 아니냐. 흩어진 가족들이 만나는 와중에 미국이 끼어든 훈련이 진행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북한 당국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한 관계자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의지가 크다는 것을 강변하면서 “남북관계의 첫 단추가 이산가족 상봉이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그 이후는 무엇이냐”며 추후 우리 정부의 조치가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 궁금증을 드러냈다.

2차 이산상봉 북측 단장인 리충복 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가 되겠느냐’는 물음에 “더 논의해봐야죠. 지금 분위기가 좋으니까”라고 답했다. 여건이 조성되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북측의 보위부 관계자로 보이는 한 인사는 최근 우리 청와대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내정됐다 철회된 통일부 고위관리에 대해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서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을 왜 그렇게 했냐”면서 “그래도 안보실에 통일부 사람이 좀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근 두 차례 진행된 ‘남북고위급 접촉’에 대해서도 못마땅해했다. 관계자는 “그때 말이야 보통 통일부가 회담을 하면 밤늦게나 새벽까지 끝날 것 같으면 음식을 챙겨 주는데, 청와대에서 나오니까 뭐 하나 없었다. 그때 우리 쪽 사람들이 배 쫄쫄 굶었어. 사발면인지 뭔지 먹었다는가. 그게 (남한이) 돈이 없어서 안 줬겠어?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며) 그런 생각, 그런 마음이 없으니 안 준거겠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우리 측 관계자에 확인한 결과 우리 측은 준비해간 것을 주려고 북측에 의사를 전달했지만, 원동연(북측 대표)이 그걸 받아서 먹어도 되는 건지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못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고위급 접촉 대표임에도 사소한 것 하나도 결정을 못 내린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국방위 중대제안을 계속 밀고 나가는 거냐’는 물음에 “아 기럼. 그거이 특명이야 특명”이라며 단호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고 우리가 북남관계 잘해보려고 빌고 그러겠다는 건 아냐. 관계개선 되면 될 거는 되고 뭐 그런 것 아니겠어”라며 “3년 넘게 계속 싸우고 그랬는데 갑자기 만나서 뽀뽀할 수 있갔어? 일단은 손부터 좀 잡고 뭐 시간이 걸리갔지”라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북한은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축구만이 아닌 전 종목에 출전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북측의 한 기자는 “메달 딸만한 애들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고, 전체 종목 참가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남북단일팀은 아니더라도 한반도기를 내세운 공동 입장에 대한 희망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불거진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셋째 임신설(說)에 대해선 “그런 건 말하면 안 되는 거다”며 언급을 피했고, 문경덕 평양 당서기의 최근 행방에 대해 “그 질문은 우리가 키 리졸브 그만둬라 하는 거랑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