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보살’ 애칭…서울평화상 받은 숄티의 옳은 말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며 제정된 서울평화상은 세계평화와 인권증진에 공헌한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한다.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방글라데스 빈곤퇴치 운동가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 등이 이 상을 수상했다.

올해엔 수잔 숄티 미국 디펜스포럼 회장이 제9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숄티 회장은 오랫동안 북한주민들의 인권 향상과 서(西)사하라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공적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의원들은 한반도 남쪽이 북한인권운동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는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과 탈북자들의 마음까지 헤아린 듯싶다.

지난 10년은 외국에서는 민간과 정부, 의회까지 힘을 합쳐 북한인권개선을 촉구했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앞장서서 북한 김정일에게 돈과 식량을 갖다 바치며 불안한 평화를 구걸하던 기막힌 시대였다. 때문에 숄티 회장의 수상 소식은 정작 본인보다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묵묵히 활동해왔던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에 잔잔한 격려와 희망으로 다가온다.

숄티 회장은 북한인권운동의 대모(代母)로 알려진 인물이다. 일부 불교신자들은 ‘북한인권 보살’이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1996년부터 북한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 제기하기 시작해, 1999년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 및 태평양 소위원회에서 최초로 열린 ‘북한 정치범수용소 청문회’ 개최를 주도했다. 2003년에는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前 북한 노동당 비서) 미 의회 증언을 성사시켰으며, 2004년 미국 의회가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도 산파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녀의 활동은 미 의회와 국제정치 무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2004년부터는 매년 워싱턴에서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주최하며 북한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동(同)시대 사람들이 함께 해결해줄 것을 호소했고,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외면했던 우리 국군포로와 납북자들에 대한 생사확인 및 조속한 귀환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수상 소식을 접한 그녀는 “탈북 난민을 위한 마땅한 행동에 이렇게 크고 훌륭한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북한 난민과 인권 그리고 서사하라 난민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의 행동을 하는 것이 이 시대의 양심”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숄티 회장은 오래전부터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가 북한 문제의 최우선 과제에 놓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북핵문제나 경제문제에 우선순위를 두다보면 오히려 김정일의 거짓말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핵신고를 목전에 두고 또 다시 ‘판 뒤집기’를 벌이고 있는 김정일의 작태를 직면하고 보니 숄티 회장의 지적이 새삼 곱씹어진다.

우선 정치권부터 숄티 회장의 지적을 제대로 새겨들어야 한다. 국회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안’에 대해 어이없게도 ‘총력저지’를 다짐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인권유린이 중지될 것인가?”라는 분노의 물음에 먼저 답을 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 화답의 몫은 이명박 정부에게 있다. 정부는 북한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최전선에 설 것을 자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압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주민들과 북한인권을 걱정하는 전세계 모든 양심이 대한민국 서울을 희망과 연대의 구심으로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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