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무관심, 여론주도층 정신차려야

▲ 평화적 시위에 참가한 참가자가 만든 피켓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가 16일 열린 ‘평화적 시위’를 끝으로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국제회의’라는 이름에 걸맞게 행사가 열린 서강대 이냐시오 강당에는 한국인들보다 세계 각국의 NGO들과 인권활동가들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서울개최’란 말이 무색하게 남한사람들의 참여는 매우 저조했다.

사실 지난 10일 북한의 핵보유 발언으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요즘이기에 한국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도 높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남한사회 내에서는 이른바 ‘통일운동가’라는 허울을 쓴, 反인권 親김정일단체 사람들이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이번 회의를 미국의 전쟁책동모략으로 몰아부치며 비난하는 움직임만 있었을뿐,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일관된 對北 관점속에 인권문제도 해결해야

북한은 남한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존재이다. 지척의 거리에 핵무기를 보유한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가 있다는 것은 남한의 생존에도 크나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북한에 대한 무관심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사회를 이끈다는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조차 관심 갖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반 사람들이 매순간 국가의 장래와 인류의 평화에 대해 고민하며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를 이끌어가고,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은 적어도 이러한 고민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그들의 임무이자 역할이다.

하지만 북한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어서 남한의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은 일관되고 공통된 기준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사건을 터트릴때마다 우왕좌왕하며 일관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핵보유 발언만 하더라도 미국에서는 예상했던 사실이라며 차분하게 대응을 모색하는 것에 비해 남한은 각 정당은 물론이고, 학계, 언론계를 망라해서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냉철히 판단하는 준비된 집단은 보이지 않았다.

북핵문제도, 탈북자 문제도, 남북경협의 문제도 모두 북한에 관련된 유기적 사안들이다. 하나만 떨어뜨려놓고는 생각할 수도, 판단할 수도 없는 문제들이다.

이제라도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대로 잡고, 인권과 핵, 통일과 평화를 아우를 수 있는 마스터 플랜(Master Plan)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정치인, 지식인들은 현실파악부터 해라

그러한 관점을 세우기 위해서는 모든 영역에 있어 충분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사실관계를 따져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보자는 것이다.

이번 국제회의에는 여러 탈북자들이 나와 북한의 인권침해 실태에 대해 증언하였다. 물론 객관적인 증거와 수치가 제시되지 않는 이상 양심과 감성에 의존한 인권운동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 도 있다.

그렇지만 언론, 거주이전, 집회, 결사의 자유가 없는 없는 곳에서, 인권침해의 증거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억지이다. 부족하나마 피해자들의 증언과 경험을 토대로 최대한 객관적 사실을 도출해내야 할 것이다.

현재 남한사회에 들어온 탈북자 수만 해도 6천명이 넘어선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고 정보를 수집, 심도있게 연구한다면 그 사실여부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 학계는 최소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노력은 했어야 했다. 사실관계 파악에 이번 국제회의가 큰 의미가 있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번 회의 자리에는 기존에 활동하던 남한의 북한인권 NGO 단체들만 눈에 띌 뿐이었다.

NGO주최 행사라고 이해하며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자기 집 앞마당에서 열리는 행사조차 거들떠보지 않는 남한 지식인들의 무관심을 어디서부터 바꿔냐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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