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예산, 탈북자 1명 정착지원금도 못미쳐

통일부 북한인권 예산이 2,400만원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관련 정부 당국자가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최초 4,100만원으로 계상된 정부 예산이 관련 상임위를 거치면서 2억원으로 증액되었으나, 국회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오히려 대폭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엔케이>는 올해 1월 3일 통일부 예산 관련 기사에서 북한인권 예산이 2억 원(통일부 전체예산의 0.03%)에도 못 미치고 있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확인 결과 최종 확정된 예산이 2억원이 아닌 2,400만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기사가 오보였음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정부의 북한인권개선 의지에 혀를 내둘리게 만들게도 했다. 탈북자 1명의 정착지원금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납북협력 단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에 지원되는 액수만 해도 한 해에 3억 5,000만원인 반면, 북한 인권관련 사업에는 통틀어 2,400만원 정도에 불과한 것은 우리 정부의 심각한 대북 불균형 정책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2005년도 북한인권 관련예산은 정부 초안부터 관련 상임위에서 의원들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북한인권문제가 국제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부가 예년 수준에도 못 미치는 4,100만원을 계상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이유에서였다. 상임위를 거치면서 2억원 수준으로 인상될 것처럼 보이던 관련 예산은 예결위에서 오히려 대폭 감액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지난해 12월 18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기획예산처 김대기 심의관은 “북한인권관련 사업은 대부분 연구활동비인데, 이미 통일부는 연구활동비가 3,700만원이 계상되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 예산 삭감은 국회의 단독 권한이지만 증액을 위해서는 정부 동의가 필요하다. 예산을 총괄하는 정부입장에서 관련 상임위의 모든 증액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참여정부 내에서 작은 공감대라도 형성되었다면 증액의 필요성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기획예산처 담당 심의관들이 가진 입장은 그렇다손 치고라도 국회 예결위 위원들이 정부 입장에 일언반구(一言半句)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삭감에 동의한 것은 결코 용납하기 힘들다.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작은 반란이 있었지만 북한인권을 ‘나 몰라라’ 하는 우리 정부와 대다수 의원들의 무관심은 도체 당해볼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안이 통과되고 전세계적으로 북한인권문제가 이슈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와 국회는 아직도 침묵의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를 지나 인권문제가 남북관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이들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북한인권 관련 예산 논란은 북한 동포에게도, 전 세계적으로도 수치스런 현실이다. 우리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기자의 상식으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차후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대처를 경우, 관련 예산이 없어서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핑계라도 삼으려는 심산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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