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 주요 방향과 원칙

인권우선주의, 상호주의 원칙이 분명히 담긴 법안을 마련하여야

남북교류에 있어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연계를 효과적으로 접근시키는 문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일관되게 견지하여야 할 원칙이 인권우선주의 원칙과 상호주의 원칙이다. 먼저, 남북회담 시 반드시 회담의 주요 의제로 북한인권 문제를 설정하여 북한당국에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 조용한 해결만을 강조하는 것은 북한체제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비현실적인 접근이 될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북한 내의 인권문제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인권문제를 방치하는 상황만 초래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가 다양한 방식과 루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하다보면 북한 또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의 모든 협상테이블에 북한인권 문제를 우선시하는 원칙을 확고히 틀어쥐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인권문제는 그렇게 접근해야 한다. 다른 고려 조건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게 바로 인권 문제인 것이다.

두번째로, 남북경협과 북한인권 문제의 해결을 상호주의적 원칙에 입각해 풀어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물론 이를 절대적인 원칙으로 적용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먼저 지원해 주고 요구할 수도 있는 것이고, 북한 쪽에서의 성의있는 행동이 있은 후에 지원을 고려할 수도 있다.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게 상호주의적 접근을 하게 되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통해 경제지원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차원의 정책변화가 요구되며,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장치가 북한인권법안이 될 것이며, 북한인권법안은 인권우선주의, 상호주의 원칙에 맞게 제정되어야 한다.

북한인권법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

북한인권법안은 몇몇 국회의원들에 의해 추진, 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 NGO, 북한관련 전문가 등의 다양한 참여와 논의가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으며, 법안의 신뢰성과 공평성을 담보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NGO, 관련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도 역할분담을 분명히 하는 게 필요하다.

국민적 합의에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북한인권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실태 공유가 우선되어야 한다.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분명한 공유 없이는 불필요한 논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하기 위한 전담기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법안마련을 위해 임시적으로 실태를 조사하는 기구로 하되, 가능하면 독립적인 기구로 존재하는 게 좋다.

지금과 같이 통일부 내에 실무주체 한두 사람 정도 두는 방식이나, 전문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에서의 형식적인 구성은 지양하여야 하며, 대통령 직속기구나 국회차원의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구성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조사기구는 향후 법안의 초안을 마련하는 ‘태스크 포스트’로 전환하여 기구운영을 재편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국회차원의 입법 마련,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시책, NGO와 관련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서 논의되고 추진되는 북한인권 문제야 말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최선의 안이 될 것이다.

국제적인 협력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법안으로 만들어야 한다.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이 이미 마련된 조건에서 한국에서의 북한인권법안은 국제적 협력과 공동대응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사항이다. 미국만의 개별 국가단위로 진행되는 접근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고, 북한인권 개선에 미치는 효과 또한 미지수이다. 좁게는 한,미,일이 공동으로, 넓게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인권선진국들과의 공동 협력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접근이 좋을 것이다.

그래야만 대한민국 정부의 정치적 부담도 덜고, 실효성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법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국제협력의 일차적 방식으로 여론형성에 무게를 두는 접근이 좋을 것이다. 물론 북한당국의 인권 개선의 획기적이고도 구체적인 조치가 없을 때는 다양한 압박의 방식을 주요하게 고려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또 하나, 국제적인 협력에 있어서 효과적인 방안은 북한인권의 주요 의제에 관한 사안별 공동대응이다. UN차원이든 몇몇 협력국 차원에서이든 북한인권에 관한 각각의 주제별로 각국의 공동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법안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탈북자문제나 정치범수용소문제, 종교자유문제 등과 같이 국제적 이슈화 되어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법안에 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인권법안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북한인권법안을 상정 후 통과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가 북한인권 문제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표현이며, 다른 하나는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 주겠다는 의미이다.

전자가 상징적 의미라고 할 수 있으며 예를 들면 국회 내에서 추진되는 대북인권결의안 정도이면 될 듯 하다. 후자는 실천적 의미를 갖는데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처럼 구체적인 법 조항과 재정대책을 마련하여 접근하는 것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북한인권법안은 상징적인 메시지 수준을 넘어 구체적이고도 실효성 있는 법안으로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안의 초안을 관련 전문가와 정부, 국회의 주요 정책입안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친 후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인권법안의 구체성과 현실성에 관한 담보여부는 관련 예산확보와 법적 공신성이 보장된 책임자 임명의 문제에 있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특별예산을 확보하는 게 법안집행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예산이 반영되지 않는 법안은 실효성에서 의미가 없다. 그리고 이 법안을 추진할 주체의 독립성과 법적 공신성을 보장하지 않는 법안 또한 힘을 가질 수 없다.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처럼 ‘북한인권 담당특사’와 비슷한 수준의 권한과 책임이 보장되는 ‘북한인권특별위원장’을 선정이고, 그가 정치적으로 독립된 기구에서 북한인권법안을 집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김윤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