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 잠자는 한국 국회 창피하지도 않나

유엔 인권이사회가 21일(현지시간) 북한 인권조사기구(COI) 설립을 골자로 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2차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날 표결이 아닌 합의에 의한 컨센서스 방식으로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만큼 국제사회의 북한인권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준다.


북한조사위원회(COI) 구성의 근거는 바로 북한 주민과 정치범수용소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 행위가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 7조 반인도주의 범죄에 상응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COI는 그간 유엔이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결의안 채택을 위한 조사활동을 넘어서 유엔 차원의 사법적 절차에 착수했음을 의미한다.


COI 활동 기간은 1년이지만 유엔인권특별보고관과 마찬가지로 필요시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조사위원회는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포함해 3인으로 구성되고, 조사관이 추가로 선임돼 전체 10여 명 안팎이 될 공산이 크다. COI는 소위 인권유린의 최종 배후를 가리는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북한 김정은이 그 주모자로 지목될 공산도 작지 않다. 


COI의 활동에 북한이 협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은 단 한 차례도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았다. 북한은 조사위에 대해 “인권과 무관한 반공화국 적대행위”라고 반발하는 점이 향후 북한의 태도를 설명해준다. 때문에 주변국인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의 조사활동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협조 여부는 조사위 활동의 중대 고비가 될 것이다. 중국 정부도 탈북자를 강제송환하고 있는 조건에서 탈북자의 인권 상태를 묻는 조사위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COI 활동의 성공 여부는 한국에서의 조사 과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정부와 인권단체가 단순히 과거 인권탄압 사례에만 그치지 않고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에 발생한 최근 사례까지 충실하게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COI 설립과 국내 북한인권법 표류는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와 국내의 온도 차이가 얼마나 극심한지를 잘 보여준다. 북한인권 유린 개선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한국의 국회지만 말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유엔이 10년 가까이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한 발 더 나가 ICC(국제형사재판소) 제소까지 준비하는 상황에서도 우리 국회의 북한인권법은 깊은 수면에 빠져 있다. 오늘에도 이어진 민주당의 ‘실효성’ 타령은 듣기조차 민망하다. 


18대 국회는 북한인권법 제정을 외면했다. 19대마저 이러한 민족적, 도덕적 책임을 외면한다면 우리 국회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끝까지 외면한 반인권 국회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이 없다. 국회는 하루 빨리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 김정은 정권의 인권유린 행위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