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 국내 지원 규정

① 전면적인 국내정착 탈북자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대한민국에는 이미 탈북자들의 정착을 위한 지원법안과 관련 기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다양하고도 효율적인 지원대책은 매우 미비한 상태이다. 탈북자들의 입국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책이 부족하며,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는 정책경향이 강하다.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사회에 정착하기 위한 안정적인 프로그램과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통일부 내의 관련 정착지원 기관을 격상시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관리인력도 대폭 충원하도록 하여야 한다.

탈북자들에 대한 정착교육도 전문화시켜 안정적인 정착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직업관련 교육과 훈련은 민관이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마련하여야 하며, 직업알선 기구를 별도로 만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는 정부와 기업, 관련 민간단체가 협력하는 방안을 교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탈북자들을 통일대비 인력으로 준비하기 위한 ‘민주주의 활동가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들을 민주주의 소양과 전문성이 담보된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를 진행하여야 한다. 가능하다면 전문영역별 관련 전문가로 이들을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② 국군포로, 납북자문제에 대해 적극 제기해야

대한민국 정부는 국군포로와 납북자문제에 대한 실태와 문제해결의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인식과 이 문제의 제기가 달리 남북관계의 안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조용히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듯 하다. 그러다 보니 이를 북한당국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하지 않고 있으며, 이산가족 상봉의 틈바구니에 끼어 적당히 하는 척하는 시늉만 내고 있다.

친일파 척결과 같은 과거사 문제에 관해서는 정권의 운명을 거느니 어쩌니 하면서 정작 북한 땅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에는 말 한마디 제대로 행하지 않고 있다. 일본정부가 자국민의 납치자 문제 해결을 국교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삼아 해결을 보았듯이 우리 또한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북한인권법안의 내용에 분명히 담아 지속적으로 해결을 모색하는 노력을 진행하여야 한다.

③ 인권탄압 감시, 조사, 기록센터를 마련하는 조항

북한에서의 극악한 인권탄압 실태는 다 아는 사실이다. 정당한 재판 없이 공개적이면서도 잔인한 처형, 수용소 내에서의 수감자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과 살인, 이중 삼중의 폭압기구에 의한 감시와 탄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 과정에서 독재정권에 악질적으로 복무하는 인권탄압인사들과 사건들을 기록․공개하는 활동을 추진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이들의 폭력과 만행을 막아낼 수 있다.

독재정권의 악질복무자 중 인권탄압인사를 선정, 발표하는 활동이나, 김정일과 그의 측근․고위관료 중에서 부정축재를 저지르는 사람들에 대한 조사 및 기록사업도 기록센터에서 운영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들의 부정비리는 곧바로 북한주민들의 배고픔과 고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정일의 국내외 비자금부터 고위관료들의 부정축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자료기록사업을 진행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정부차원의 접근보다는 민간위탁 방식으로 하면 좋을 듯 하다.

④ 남북교류와 인권개선을 연계시키는 조항

대북협상에서 북한인권문제가 주요 관심사항(Key concern)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법안에는 남북교류시 지켜야 할 일반적인 원칙과 교류방안에 관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야 한다. 지금 현재의 남북교류라는 것이 대부분이 뒷돈 거래를 통한 방식이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사업과 같은 경제교류에서부터 체육․문화․종교교류에 이르기까지 일정정도의 현금 및 물자지원을 통한 방식이 일반화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남북교류를 추진함에 있어서 원칙과 소신을 분명히 가지고 북한인권 개선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의 불안전성 해소가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한 전제조건 임을 잊어서는 않된다. 지금까지의 남북관계를 보아서 알 수 있듯이 제 아무리 많은 지원과 양보를 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의도대로 북한이 움직이지 않음은 확인된 사실이다. 경제지원을 통한 인권 개선이요, 조용한 외교를 통한 탈북자 문제를 외친다고 해도 북한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체제임은 분명하다. 북한인권의 불안전성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오히려 남북관계의 불안요인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 개혁․개방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원칙을 견지하여야 한다.

물론 단기간에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거론이 북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남북관계의 발전과 북한의 개혁, 개방의 튼튼한 주춧돌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인권이 무참히 유린되는 불안전한 체제와 공존한다는 게 가능하겠는가. 제대로 된 개혁, 개방을 유도할 수 있겠는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비인간적인 인권유린을 방치하는 것이 북한체제의 불안전성을 더욱 강화하여 남북관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브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디딤돌을 놓을 생각은 않고, 허황되게 물위를 걸어서 갈 수 있다는 관념에서 깨어나기 바란다.

김윤태 논설위원 kyt@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