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안의 주요내용에 관한 제언

대한민국 국회가 마련하여야 할 인권법안은 크게 3가지 영역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첫째 제3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난민들의 지위와 보호에 관한 내용, △둘째 북한 내의 인권과 민주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내용, △셋째 대한민국에 입국해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정착지원과 교육․훈련 등과 같은 북한인권 활동에 관한 내용이 그것이다. 이러한 내용에 관한 논의는 우선순위를 정하여 시급하게 처리하여야 할 사안과 중․장기적으로 대책을 논의할 사안으로 나누어 세부적인 계획과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본 글에서는 주요 항목을 중심으로 몇 가지 정도에서 서술하도록 하겠다.

(1) 해외체류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

① 난민 지위인정 촉구

탈북자들은 중국공안에 체포되어 북한으로 강제송환 당할 경우 온갖 인권유린을 감내해야 한다. 심지어는 조사과정에서 구타와 폭력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져 차마 죽지못해 살아가는 신세가 된다. 그런데 중국은 이들을 ‘비법월경자’라 하여 단순 범법자 취급을 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의 절박한 처지를 알면서도 남북화해 운운하며 난민지위 인정에 대한 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북한인권법안에서 가장 시급히 다루어야 할 사안이 한국정부가 중국정부를 상대로 이들이 난민임을 인정케 하는 노력을 촉구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북한으로 되돌아 갈 때까지 안전한 피난처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보았을 때 중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여 유엔고등난민판무관의 접근을 허용할리 만무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에서 북한인권법안이 마련된다면 난민 지위와 관련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여겨진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탈북자들을 난민이라 주장하게 되면 중국정부 또한 이를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의 분명한 문제제기는 매우 중요한 압박수단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정부의 이러한 입장과 요구는 유엔고등난민판무소가 탈북자 문제에 대해 중국정부를 상대로 난민지위 인정 문제를 강하게 문제제기 하도록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설사 중국정부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UN차원의 난민 지위 인정은 탈북자 지원과 보호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법안의 주요 내용에 담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② 해외체류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대책 마련

해외체류 탈북자들은 난민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함으로 인한 강제연행과 송환의 위험, 안정적인 생계방안의 미비로 인한 생활고, 교육과 의료 등 어떠한 권리도 주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법적 안정성과 경제활동이 보장된 ‘정착촌 건립’을 통한 종합적인 지원대책일 것이다. 단, 정착촌은 강제송환으로부터 자유롭고, 경제활동을 통한 재산마련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실효성 면에서나, 탈북자들을 인입시키는데 한계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착촌을 건립하여 탈북자들이 일시적으로 나마 중국이나 몽골 등지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면 이보다 효과적인 탈북자 지원방안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착촌 건립에 대한 관련국들의 입장이 적극적이지 못해 실현가능성에 대해서 많은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관련국들이 북한을 의식한 측면도 있지만 반면 대한민국정부가 소극적이기에 더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독일통합의 과정에서 서독은 동독으로부터 유입되는 동독주민들을 매년 2만여명씩 받아들였듯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북한인권법안 집행과 궤를 같이 한다면 더더욱 용이할 수 있다.

정착촌 건립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원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탈북자 지원 NGO와의 협력체제 구축을 통한 간접 접근이다. 북한인권법안의 자금지원을 통해 중국 내 탈북자들의 보호활동에 나서고 있는 관련 NGO들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여 가능한 모든 지원방식을 모색하여야 한다. 여기서 정부는 물밑 지원을 담당하고, 관련 NGO가 직접 나서는 양면전략을 구사하는 방식이면 된다. 긴급한 상황에 놓여있는 탈북자들의 경우에는 한국행을 추진하고, 그렇지 않은 탈북자들은 NGO들의 보호시설 하에 중국 내에서 안정적인 보호를 받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2) 북한 내의 인권 개선에 관한 사항

① 정치범수용소 문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북한인권 문제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것이 수용소 문제이며, 수용소 해체는 북한인권 개선여부의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첫째, 정치범 석방과 수용소 해체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용소의 현황이나 인권침해 실태와 사례들을 국제사회에 알려내고 북한당국을 압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국제기구나 전문가들의 현장사찰 및 방문을 촉구하도록 하여야 한다. 직접 눈으로 가서 사찰을 추진하는 게 가장 확실하면서도 분명한 방안이 될 것이다. 공인된 국제기구와 관련 전문가들을 통한 이러한 접근은 북한당국을 압박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셋째, 대한미국 정보기관이 관련 인공위성을 통한 촬영과 감시를 일상적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결과를 정부나 국회의 관계기관에 정기적으로 보고 하도록 하여야 한다.

넷째, 수용소 수감자 및 행불자에 대한 생사확인 작업을 벌여야 한다. 구서독은 구동독의 정치범들을 물밑협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구출했던 예까지 있다. 한국정부도 북한 정치범수감자들에 대한 신상정보와 생사여부를 확인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이들의 석방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② 북한 내 언론환경(자유) 개선을 위한 내용

북한이 현재의 억압적인 사회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정보의 통제와 차단이다. 바꾸어서 말하면 북한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신장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바깥 세계에 대한 정보유입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한데 하나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방송프로그램 운영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주민들이 방송청취를 실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라디오 보내기 사업이다.

과거 90년대 말까지 한국교육방송의 북한인권 관련 방송이 북한청년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게 하였다. 그 이유는 한국교육방송을 통해 방송되는 내용들이 바깥세계에 대한 유용한 정보와 그들의 관심사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교육방송의 ‘내가 본 서울이야기’, ‘역사의 진실’, ‘움직이는 세계’, ‘노동당 간부들에게’, ‘북한의 전국기행’ 등은 대단히 흥미 있어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와서부터는 한국교육방송의 내용변화로 그 관심도가 현격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오히려 미국 한국말 방송인 RFA와 VOA, 그리고 극동방송(CBS), 연변방송 등을 더 많이 청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신장 방안의 하나로 정부차원에서 한국교육방송을 북한인권개선의 요구에 맞게 새롭게 재편하여 운영하는 방안과 민간차원의 새로운 방송주파수를 통한 인권개선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디오 보내기와 관련하여서는 전문가들 내에서 실효성이나 타당성 면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많다. 정부기관 차원에서의 대대적인 살포방안을 모색하면 좋겠지만 남북관계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고려해 보았을 제3국을 통한 ‘조용한 유입’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NGO와의 협조관계 모색이 필수적이다. 현재 북한의 제한적인 개방과 외부의 정보유입은 북한 주민의 의식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③ 종교,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에 관한 조항

초보적인 인권과 민주주의가 보장된 사회라면 종교,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에 관한 보장은 너무도 당연한 사항이다. 하지만 북한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자유롭게 보장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항들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문제제기와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영역별 관련 민간단체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 종교단체나 언론단체 같은 민간단체들이 남북교류를 생색내기용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종교활동의 자유나, 언론자유를 주장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관련된 민간단체들이 이를 검증하고 이들의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촉구활동이 중요하게 대두된다.

김윤태 논설위원 kyt@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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