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단체가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는 의미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올해 ‘대한민국 인권상’을 처음으로 북한인권단체에게 주기로 했다.

인권위는 28일 인권단체를 비롯하여 각계로부터 추천 받은 후보를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대한민국 인권상 중 단체 부문인 ‘인권위원장 표창’ 수상 단체로 북한민주화네트워크(유세희 이사장 ·한기홍 대표)를 선정했다. 북한인권 관련 단체가 이 상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인권단체가 이제 와서 인권상을 받게된 것을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그나마 잘된 일’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뭔가 사안의 핵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지난 10년 동안 비정상적이었던 우리 사회가 이제 비로소 ‘다소 정상화로 가는 듯한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10년 동안 가위 눌려온 가슴의 울화통을 풀어주는데 겨우 바늘로 손가락 하나 따준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속이 후련한 것도 아니고,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왜 그럴까?

원래 인권문제는 인종, 국경, 성별, 종교, 이념, 빈부 등등 그 모든 생물학적·사회적 제조건들을 초월하는, ‘인간이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권리’다. 그래서 하늘로부터 받는다는 생득적 ‘천부(天賦) 인권’인 것이다.

인권에는 다른 말이 필요가 없다. 황인종 인권이 따로 있고, 백인종 인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기독교 인권이 따로 있고, 불교 인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영장류의 유적 존재인 인류로서, 호모 사피엔스로서 갖는 본원적 권리인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여년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우리 사회는 2300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를 어떻게 대했던가?

유엔에서, 유럽에서, 미국에서, 일본에서, 호주에서, 캐나다에서, 태국 출신의 문탓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노르웨이의 시골 마을에서 인권운동을 하는 작은 단체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구촌 사람들이 모두 걱정하는 북한인권 문제를,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인권 실태에 대해 자료가 없다, 북한인권을 거론하면 김정일 정권을 자극한다는 해괴망칙한 이유로, 또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장이, 그것도 서울대 법대 교수라는 자가, 북한지역은 인권위 활동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이라며, 지나가는 강아지도 파안대소를 할 소리를 하면서, 북한인권 문제를 농단, 분식, 도색해온 것이다. 이것이 지난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가진 대한민국 사회의 현주소였던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시행착오, 정책 오류의 차원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뒤집어진, 다시 말해 인륜과 도덕, 법 체계가 뒤집어진 인간에 대한 인간의 ‘절대 패악’이었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 노무현 및 그 정부에 괴상한 논리를 제공한 일부 좌파언론, 3류 학자들은 전 인류에 대한 흉악범, 지구촌 패륜아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북한인권단체가 그 상을 받는다는 것이,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상을 받는다는 것이 세속적으로 하등 기쁘거나 또는 서운하거나, 슬프거나 하는 등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인륜과 도덕이 뒤집어졌는데, 그리고 아직도 북한인권 문제가 우리사회에서 본원적 인권문제로 자리 잡지 않은 가운데 그 상을 받은들 무슨 세속적 기쁨을 갖겠는가?

한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사람들이 오랫동안 꿋꿋이 늠름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것에 대해 잠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정신적 여유라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번에 북한인권단체가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는 의미라면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인권운동은 10여년 전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을 필두로 해서 국군포로, 납북자, 탈북자, 재외 탈북자, 북한주민 관련 단체 등등 많은 인권단체들이 자기 희생적으로 활동해왔다. 이들의 희생적 노력이 없었다면 ‘북한인권’이라는 단어가 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전까지 ‘북한’이라는 단어와 ‘인권’이라는 단어는 따로따로 존재했다. 이들의 자기 희생적 노력에 힘입어 ‘북한인권’이라는 용어가 보통명사로 되기 시작하였고, 그래서 북한인권 실상이 외부에 알려지고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북한인권’을 주요 아젠다로 채택한 것이다. 대한민국 인권상은 이들 모두에게 돌아갈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년 동안의 김-노 정권을 비롯하여 북한인권 문제를 당파적으로 다뤄온 일부 좌파언론, 학자들은, 이들 단체가 미국민주주의 재단의 세계인권과 민주주의 지원금을 받느니 마느니 하면서, 달을 가리키면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보는 청맹과니 수준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대했던 것이다. 미국민주주의 재단의 인권후원금은 지금 이 순간에도 버마 민주화를 위한 단체, 수단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단체들에게 기부되고 있다.

아마 이번 북한인권단체가 인권상을 받으면 또 일부 좌파언론들은 그런 점을 시비 걸며 특유의 ‘본태성 무식’을 드러낼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아프리카 국가를 지원하면, 그 아프리카 국가의 언론들도 과연 ‘우리는 대한민국의 식민지’라는 제목을 뽑을까?

도대체 대한민국 좌파 같은 우물안 개구리 좌파들도 전세계적으로 드물 것이다. 우리 사회 좌파들은 ‘사회민주주의 연대’와 같이 이론도 있고 실천력도 있는 단체들을 왜 따라 배우지 않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10년 전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들이 모여 창립했다.

한기홍, 조혁, 김영환, 홍진표, 하태경, 최홍재, 허현준, 이광백씨 등등이 북한의 실체와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과거 주사파에서 북한민주화운동가로 전향하여 시작한 운동이었다. 그리고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유세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이사장을 비롯해서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 이인호 교수, 류근일 교수, 박범진 전 의원 등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들은 현재 북한인권과 민주화운동을 통해 앞으로 진행될 한반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북한 민주화-한국사회 선진화-한반도의 진보와 선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앞으로 언젠가 ‘북한 민주광장’으로 이름이 바뀔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결산을 할 때까지 설사 또 다른 상을 받는다 해도 그리 세속적으로 기뻐할 것 같진 않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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