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국제회의’ 개막 “北인권, 바로 우리문제”

▲ 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에서 열린 ‘제6회 북한인권 난민문제 국제회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과 언급은 주권국가에 대한 내정간섭이 아닙니다.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보편적 가치인 인권에 대한 접근입니다.”

전세계 북한인권 NGO단체들과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제6회 북한인권 난민문제 국제회의가 14일 오전 막을 올렸다. 서강대 이냐시오관에서 14일 오전 개회식에 참석한 국제인권운동가들과 학자들은 “북한은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되지 못한 사회”라고 강조하며, 인권에 대한 접근은 국경을 뛰어넘는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 칼 거쉬먼

칼 거쉬먼 <美국립민주주의기금>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미국에서도 북한문제를 접근하는 입장에는 많은 차이가 존재하지만,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하나로 모았다”고 말했다.

거쉬먼 회장은 “지난해 제정된 북한인권법이 상하원 의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초당적 입장을 보여준 것이고, 여기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면 이런 결과를 낳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그는 한국사회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여론이 나뉘어져 있는 현실에 아쉬움을 표혔다. 거쉬먼 회장은 “과거 한국사회의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사람들과 시민단체들이 북한의 인권문제 언급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의아한 현실”이라며 “그들은 북한인권법이 주권국가에 대한 내정간섭이고, 전쟁도발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이들이 과거 민주화투쟁에 앞장설 때 그들을 도운 것은 해외의 민주인사들이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바츨라프 하벨, “北인권 제기, 내정간섭 아니다”

특히, 이자리에는 과거 공산주의 독재를 경험했던 동유럽의 인사들이 참가해 북한의 인권침해 현실을 공감하며 북한인권문제에 앞장 설 것을 촉구했다.

바츨라프 하벨 전 체크공화국 대통령은 영상축사를 통해 “전체주의 체제를 경험했던 사람들, 그러한 체제에 맞서 투쟁했던 사람들은 독재붕괴를 위해 민주주의 국가로부터의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 인권 문제에 관여하는 것은, 내정간섭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 주민들의 인권존중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다”고 밝혔다.

한편, 안들레이 제플린스키 <헬싱키인권재단> 상임이사는 북한체제 붕괴이후 대책마련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는 “폴란드 및 동유럽 국가들은 체제붕괴 이후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도 경제재건, 사회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이후 재건을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에 앞서, 주민 스스로 나설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들의 피해의식을 줄이는 동시에 혼란을 최소한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독일을 예로 들며 북한의 붕괴가 가까운 시일 안에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남한사회에서도 이에 대비하는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도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 방위포럼재단>, <일본 북조선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회>, <프랑스 북한인민돕기위원회>, <영국 세계크리스챤연대>, <마케도니아 민주주의주도권협회>, <노르웨이 라프토하우스재단>등 전 세계 북한인권 NGO단체들의 활동보고도 열려, 북한인권개선에 대한 전세계적 연대를 확인했다.

개회식의 마지막에 상영된 ‘아우슈비츠, 그리고 북한’이라는 영상물은 북한요덕수용소 출신 이영국씨가 폴란드를 방문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비교하며 증언하는 장면을 담고 있어, 국제회의 참가자들을 더욱 숙연케 했다.

14일부터 16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되는 이번 국제회의는 지난 5차례의 회의의 성과물로 ‘UN 대북인권 결의안 채택’ ‘북한 인권 특별 보고관 임명’과 ‘미국의 북한인권법 제정’ 등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활발한 국제적 움직임을 평가하고 북한 주민 중에서도 취약계층인 여성과 아동들을 위한 토론 및 국제적 연대의 강화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한총련 소속 대학생 40여명은 서강대 이냐시오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이번 회의는 인권을 빌미로 북한 붕괴를 계획하는 보수집단의 책동이라고 주장하며 회의취소를 거듭 요구했다.

▲ 국제회의를 취소하라며 회의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려는 한총련 소속 학생들

그러나 우려했던 회의장 점거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날 관계당국은 3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김인희 대학생 인턴기자(고려대 행정학과 4년) ki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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