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국제대회’ 서울에서 열린다

▲ 24일 열린 ‘북한인권국제대회-서울’ 개최 기자회견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대규모 국제대회가 오는 12월 서울에서 열린다.

북한인권국제대회 준비위원회는 2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인권국제대회-서울’ 행사를 12월 8~10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국제대회는 미국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 주최로 지난 7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회 북한인권국제대회’의 차기 대회 성격을 지니며, <프리덤하우스>와 국내 북한인권단체들이 공동 주최한다.

구재회, “젊은 세대 모으는 것이 이번 대회 목표”

기자회견에는 대회 상임고문을 맡은 황장엽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 공동대회장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 유세희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등 대회 준비위원들이 참석했다.

황장엽 위원장은 “북한은 계급독재에 봉건적 가부장제와 군사독재가 결부된 개악된 형태의 독재국가로 전대미문의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며 “인권옹호를 출발점으로 삼아 공명정대하고 광범위한 반독재 민주주의 투쟁을 벌인다면 대중적 운동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국제대회는 인권옹호의 기치아래 반독재 민주주의전선을 국내외적으로 강화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대회 준비위 대변인을 맡은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북한인권개선에 가장 앞장서서 헌신적으로 노력해야 할 한국정부가 이 문제를 외면함으로써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대회를 통해 북한인권개선은 좌우이념을 초월한 민주주의의 지향점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위해 방한한 <프리덤하우스> 구재회 북한담당국장은 “북한인권문제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이나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이 이번 서울대회의 가장 큰 목표”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준비위를 젊은 세대들을 주축으로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의 협조 여부에 대해 구 국장은 “한국 정부도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침묵은 더 이상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이번 방한기간 중 열린우리당 젊은 의원들 중 몇 명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행사일정

본 대회에 앞서 12월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 ‘북한인권주간’이 선포되고, 기독교 등 각계 사회단체들의 부문 행사가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국제회의는 9일 신라호텔에서 지도자회의, 북한인권개선전략 토론, NGO대회 등 세 개의 주제로 나뉘어 열린다. 10일에는 이화여대에서 대학생 국제회의가 열리고, 오후에는 청계광장에서 북한인권콘서트가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저명한 해외 인권운동가들을 대상으로 초청 인사들을 섭외 중이며, 유럽의 인권단체들도 다수 초청할 계획이라고 대회 준비위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제3회 북한인권국제대회는 2006년 3월경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북한인권국제대회-서울’ 준비위원회 명단

• 상임고문 : 황장엽(전 북한노동당 비서) • 공동대회장 : 이인호(명지대 석좌교수), 안병직(서울대 명예교수), 유세희(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 집행위원장 : 강철환(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대표), 구재회(프리덤하우스 북한인권국장), 김영호(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신지호(자유주의연대 대표) • 대변인 : 신지호(자유주의연대 대표) • 집행위원 : 이두아(변호사), 한기홍(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홍진표(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 • 공동사무국장 : 이용화(프리덤하우스 북한인권담당관), 김윤태(북한민주화운동본부 정책실장) • 준비위원 : 이미일(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최우영(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 김성민(자유북한방송 대표), 한성진(합동신학대학원 교수)

<아래는 준비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

북한인권 국제대회를 준비하며

김일성, 김정일의 사진을 걸레로 닦았다고 재판절차도 없이 3대가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고, 김일성의 신년사를 못 외운 노인은 정치범수용소에서 맞아죽고, 무려 10년동안 군복무를 하며 수령을 지키는 ‘총폭탄’이 되기를 강요받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대규모 식량난이 찾아온 1994년에 김일성의 묘지를 만들기 위해 9억달러(약 9천억원)를 쏟아 부어 수백만이 굶어죽도록 방치하고, 10년 이상 외부의 지원으로 연명하면서도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은 최고급 요리를 즐기면서 세상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정일은 군사폭압정권임을 자인하는 ‘선군정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공개총살과 각종 폭압기구 등을 동원한 ‘공포통치’와 ‘정보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식량과 의료를 지원하는 국제단체 요원까지 추방당하는 등 내부 단속을 위해 주민들의 최소한의 생존까지도 벼랑 끝으로 몰고 있습니다.

21세기 문명사회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그래서 ‘설마’하며 믿기를 주저하는 참혹한 인권유린 실태는 가혹한 보복에도 불구하고 탈북한 수많은 사람들의 입과 영상을 통해 외부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정권은 자국민을 억압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전쟁 중 8만명, 전쟁 이후 480여명의 한국인을 납치했으며, 일본인과 서구인들까지 납치해 공작원 교육 등에 강제 동원해 왔습니다.

사회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인 북한의 사태에 분노한 국제사회는 양심과 도덕의 부름을 받고 북한주민의 벗이 되고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세 차례에 걸쳐 유엔인권위에서 북한당국에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으며, 각국의 지도자들과 지성인들의 우려와 비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는 북한정권의 조직적이고 구조적인 인권유린을 종식하고자 오는 12월에 유엔인권선언 57주년 기념일을 맞아 국내의 양심세력과 미국의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 등 각국의 인권단체들이 함께 서울에서 북한인권국제대회를 열고자 합니다.

인권은 인류보편의 가치이자 근대문명사의 가장 자랑스러운 민주주의투쟁의 쟁취물입니다. 따라서 이념과 정파, 극적과 인종의 차이가 한 목소리를 모으는데 어떠한 장애도 될 수 없다고 믿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에서 북한주민의 인간된 권리를 회복하고자 국제적인 자리를 만드는 우리들의 발걸음에 깊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1. 국민여러분, 북한주민은 우리와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이웃이며 동포로 누구보다도 우리가 북한동포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앞장서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됩니다. 진정한 민족공조는 북한정권이 아니라 북한주민과의 연대를 통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2. 인류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이번 대회에 한국의 모든 사회세력은 보수와 진보, 좌와 우리는 이념과 정파를 초월하여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참여할 것을 기대합니다.

3. 노무현대통령님 그리고 정부당국자와 행사가 열리는 서울시의 당국자 여러분,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의 장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 될 이번 행사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4. 국제사회에 호소합니다. 국제적 이슈로 부각된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이번 행사에 깊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05년 10월 24일

북한인권국제대회준비위원회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