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佛의료진 선호하는 까닭은

북한은 15년 이상 최고 지도자의 치료를 프랑스 의료진에 맡겨온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자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북한 지도자를 치료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여러명의 의료진을 실명 및 익명, 가명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북, 프랑스 의료진 선호 이유 =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 권부가 최고 지도자 진료를 프랑스 의료진에 맡기는데는 프랑스의 중립적인 외교정책이 한 몫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한 익명의 외과의사는 “비교적 독립적인 프랑스 외교정책을 북한이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의료진들의 북한 사회에 대한 호기심도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다른 의사는 “(북한을 상대로) 의료목적의 방문에 나서는 것은 짜릿한 경험”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한 의료진은 그 이유를 “프랑스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실력을 갖춘 나라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꼽기도 했다.

북한은 이런 이유에서인지 북한의 지도자는 물론 그 가족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 때마다 프랑스 의사를 급하게 불러들였다.

1991년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이 심장질환을 앓고 있을 당시 북측이 리옹의 심장병 전문의들과 접촉한 것을 시작으로 프랑수아-자비에 루 박사가 김 위원장 치료를 위해 방북했던 지난 10월까지 계속 이어진 셈이다.

◆리철 주제네바 북한 대사가 핵심인물 = 리철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는 1991년 이래 지금까지 프랑스 의료진을 접촉하는 핵심 창구역할을 하는 것으로 르 피가로는 전했다.

리철 대사는 1991년 당시 김일성 전 주석 치료를 위해 프랑스 리옹의 심장병 전문의들과 처음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 마취 전문의는 “리철 대사가 어느날 우리를 찾아와 심장박동조절기(페이스메이커) 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심전도 검사결과를 보여주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리철 대사는 환자가 누구인지 묻는 의료진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은 채 “북한 고위층의 중요한 인물”이라고만 언급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10일 뒤에 외과의사 부부와 마취 전문의, 간호사 등 일행은 리철 대사와 함께 제네바 공항에서 방북길에 올랐다.

리철 대사는 당시 이들 의료진과 함께 방북하면서 별도의 외교행랑을 통해 350개의 심장박동조절기를 북한으로 반입해 갔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브 부엥(가명) 신경외과 전문의는 “북한은 감시망을 피해 의료기기를 비롯해 구하기 힘든 의약품을 입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제네바에서 프랑스 의료진과의 연락망을 구축하고 있는 리철 대사는 완벽하게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는 북한이 비밀자금을 관리하는 곳으로도 전해졌다. 르 피가로는 “제네바는 북한의 비자금 관리처인 동시에 세계로 열린 창구의 역할을 하는 도시”라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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