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방선거 어떻게 할까?

▲ 대의원들의 안건 가결

지방선거를 맞아 남한은 입후보자들의 유세로 떠들썩하다. 유세에 나선 선거차량들, 후보들이 허리 굽혀 명함 건네는 모습은 북한의 지방선거와 완전 딴판이다.

북한에도 남한 지방선거에 해당되는 ‘도, 시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있다.

북한 도, 시군 인민회의 선거는 4년에 한번씩 진행된다. 1998년 개정된 현행 북한 헌법 제132조에 ‘지방인민회의는 일반적, 평등적, 직접적 선거원칙에 의하여 비밀투표로 선출한 대의원들로 구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

북한은 1962년부터 단일함 투표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즉 1명의 후보자에 대해 찬성의 경우, 투표 용지를 그대로 투표함에 집어넣고, 반대하면 기표소에 들어가 반대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보위원(정보원), 보안원(경찰) 등 선거요원들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기표소에 들어갈 엄두도 못 낸다.

유권자들은 투표소 중심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에 허리 굽혀 인사 하고, 두 손으로 표를 잡아 정중히 투표한다.

입후보는 노동당에서 일괄 추천

남한은 후보 공천을 거쳐 입후보자가 되지만, 북한의 지방후보는 노동당에서 일괄 선출하고, 투표에서 당선된 입후보자들이 모여 의회를 꾸리는 방식이다. 노동당원이 아닌 입후보자가 당선될 확률은 거의 전무하다.

노동당에서 내놓은 선거 구호는 “우리혁명의 진지를 튼튼히 다지는 선거에 한 사람같이 참가해 충성의 한 표를 바치자!” 이다. 당에서 후보자 선출과 유권자의 투표까지 일일이 조직해주어 유세가 필요 없다. 유권자들에게 해야 할 감사와 인사가 죄다 당에 대한 충성으로 표시되는 셈이다.

선거는 유권자 99% 이상 참가, 100%찬성으로 세계 초유의 투표율, 찬성율을 기록한다.

도 인민위원장, 시 인민위원장과 같은 단체장들은 노동당 비서국 간부대상으로, 이미 선거전에 내정된다. 대부분 입후보자들은 당에 충실한 공장 지배인, 직장장, 노동자, 농장 관리위원장, 분조장 등 각 계층 주민들이 망라된다.

지방 인민위원회를 구성할 때 위원장, 부위원장, 서기장, 위원선거는 이미 내정된 명단을 발표할 따름이다.

도, 시군 인민회의 뭘 하는 기구인가?

북한의 지방의회는 남한의 지방자치단체의 구조와 사뭇 다르다. 중앙집권적 체계에 따라 중앙인민위원회의 지시를 받고, 중앙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주민들을 동원시키기 위한 기구에 불과하다.

헌법 134조는 “지방인민회의는 ▲ 지방 인민경제발전계획과 그 수행보고 심의•승인 ▲ 지방예산과 집행정형 보고의 심의•승인 ▲ 인민위원회 위원장, 부위원장, 서기장, 위원의 선거 및 소환 ▲ 지역의 국법집행을 위한 대책수립 ▲ 해당 재판소의 판사, 인민 참심원을 선거 또는 소환, ▲ 해당 인민위원회와 하급인민회의, 인민위원회의 그릇된 결정, 지시를 폐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의원소집 공시가 나면 대의원들은 그 날짜에 정해진 장소에 모여 당에서 결정한 회의안건을 가결한다. 회의에서 논의된 예산규모와 자금이용에 대해 개별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선거 분위기를 돋구기 위해 당국은 선거장 앞에 확성기를 달아놓고 녹음반주를 틀어 주민들이 춤을 추도록 조직한다.

선거날은 휴식일로 할 뿐, 특별한 배급을 하지 않는다. 다만 자체로 준비한 음식을 놓고 가족과 동료들끼리 술도 마신다. 선거날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은 싸움이다. 싸운 사람들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찍히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한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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