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韓美中 공조’ 흔드는 술수에 대비해야

북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면담한 자리에서 6자회담 등 대화 의지가 있다고 밝혀, 한반도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최소한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진정성 있는 실질적인 조치가 관건이지만 북중과 한미 등이 대화 재개를 놓고 치열한 외교적 수 싸움이 예상된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집하고 있지만, 중국의 요구에 따라 일단 대화에는 나설 공산이 커졌다. 중국 입장에서도 비핵화 관련 북한의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에 마련된 대화 모멘텀을 살리는 방향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과 정상회담을 앞둔 한국과 미국의 국면전환 대응책 마련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최룡해의 중국 방문으로 마련된 불투명한 대화 정국을 헤쳐나가야 하는 외교적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미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관계를 규정해온 외부 환경도 극적인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최룡해가 ‘대화에 관심이 있다’고 발언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다만, 회담 자체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진정성 있게 담보할 수 있는 회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장이다. 대신 중국이 북한을 대화에 끌어들이기 위해 제재를 완화시키는 등 한·미·중 공조가 느슨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정은이 특사 카드를 통해 한·미·중의 삼각 공조를 흔들려는 외교적 술수에 적극 맞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외교적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비교적 냉정한 평가를 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비핵화 관련 실질적인 조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 국무부 벤트렐 대변인은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미국과 일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대화 전제로 요구하는 ‘비핵화 사전 조치’가 북중 간 어느 수준까지 다뤄지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의 핵심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주변국은 대체로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뢰 프로세스의 구체적인 방향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오히려 이 부분이 전략적 유연성을 높여, 정세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도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대화 표명만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에 나오기 위해 최근 재가동을 선언한 영변 5MW 원자로 중단과 같은 부분적인 핵 동결과 개성공단 재개 조치를 취하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    


북한이 이처럼 비핵화 관련 조치를 일부 취하면 한반도 시계는 3차 핵실험 전으로 돌아가게 되고 정부는 5·24 조치 해제 같은 유화책을 두고 고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4월 개성공단 사태 당시 박 대통령은 통일부를 제쳐놓고 직접 북한에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을 보면 비핵화 촉진제용으로 공세적인 대북제안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 이후 정부의 대북정책이 보다 적극성을 띌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나설 수 있도록 중국에게 재차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 중국은 북한의 변화에 호응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대화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을 제안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한미공조를 통한 단호한 대응 기조를 과시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웠다. 또한 적극적인 대화 제의를 통해 대북 강경책이라는 비판을 잠재우는 현명함도 보여줬다. 아직 한반도 대화 분위기는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김정은이 특사 카드를 통해 한반도 분위기를 주도하려는 공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미·중 3각 공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 방안에 대한 박 정부의 고민이 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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