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금 ‘교육혁명’ 중

작년에 이어 올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교육혁명’을 강조한 북한은 주입식 교육 등 과거의 낡은 교육 시스템을 과감히 버리고 경제발전에 실제 기여할 수 있는 파격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어 조기교육을 강화하고 과거 자본주의적 교육방식이라며 배척해온 ’선천성 영재’ 교육을 채택하고, 정보기술(IT) 시대에 부응하는 컴퓨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피폐한 경제를 살리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다.

북한은 이러한 교육혁명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미 2005년 교육후원기금을 설립하고 평양시내 70여개 초.중학교를 리모델링하는 등 전 국가적.사회적인 관심과 투자를 교육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의 교육혁명은 외국어.컴퓨터 교육의 일반화 및 조기교육, 암기보다 창의력 중시, 실용교육 강화, 교사.교수의 부단한 재교육 등으로 요약된다.

◇외국어.컴퓨터 조기교육 = 외국어와 컴퓨터는 북한 교육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도 글로벌, 정보화시대를 강조하면서 이에 부응하는 인재양성을 외치고 있다.

외국어 능력이 없이는 외국의 선진과학기술 도입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과 2002년 7.1경제관리개선 조치에 따른 경제발전을 실현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묻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부터 초등학교(4년제) 3학년 과정에서 외국어와 컴퓨터 교육을 실시키로 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지금까지는 중학교(6년제) 과정에서 시작했지만 한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조기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이겠다는 것.

특히 보통교육부문의 외국어 교육은, 외국어학원 같은 전문 교육기관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외국어 교육을 일반 학교들에서도 강화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컴퓨터 교육 역시 그동안은 수재반을 통한 전문가 양성에 치우처 있었지만, 이제는 컴퓨터의 보편화를 의식해 일반화 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대학들에서의 외국어 교육은 열풍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공계 대학은 물론 체육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수들에게 영어나 중국어로 전공강의를 하도록 하고 있고, 학생들에게 한가지 이상의 외국어를 습득토록 주문하고 있으며, 외국어 전문 학원 및 대학에서는 원어민 교육을 강화하고 교원의 외국 파견을 통해 선진 강의법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컴퓨터 교육은 전공과목 교재의 멀티미디어 프로그램화,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교육’ 확대, 전자도서관 설립, 프로그램 경연대회 개최, 컴퓨터 지원 및 교육의 일반화 등 한단계 도약에 역점을 두고 있다.

◇창의력 제고 = 북한은 주입.암기식 교육을 과감히 버리고 창의력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북한 언론매체는 학교에서 “들이 먹이거나 외워 바치게 하는” 것과 같은 낡은 교육 방법을 철저히 뿌리뽑고, “깨우쳐주는 교육방법을 전면적으로 구현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자립적이고 능동적으로 학습토록 함으로써 창의력을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암기 위주로 공부해 ’배운 만큼 아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를 배워 열을 깨닫고, 백으로 써먹을 줄 하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시험문제 출제. 종전 대학들에서는 강의받은 내용 중에서 그것도 시험의 범위를 주고 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암기만으로도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강의 내용 밖에서 임의의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실제 문제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서는 시험 성적을 높일 수 없게 됐다.

중학교에서도 시험을 암기력 측정 방식에서 탈피해 외국어는 구답시험(구술시험), 자연과학은 실험 및 관찰시험, 컴퓨터 및 국어는 실기시험을 위주로 실시하고 있다.

또 지난해 대학입학 시험부터는 남한과 같은 객관식이 처음 등장, 문항들이 추리력과 판단력, 종합분석 능력 등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주관식 시험은 암기 위주 시험이었다.

◇’피라미드식’ 수재교육으로 전환 = 창조력과 응용력을 중시하면서 수재교육에서도 후천적 교육보다 선천적 재능을 가진 어린이를 조기 발굴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우수 학생에 대해 수시로 평가를 실시, 일정 기준에 못 미칠 경우 탈락시켜 ’진짜 머리 좋은’ 수재를 선별 육성하는 ’피라미드식 교육’을 도입했다.

과거엔 이러한 피라미드식 교육은 자본주의 방식이라며 금기시 했지만, “수재교육만은 피라미드식으로 해야 한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후천적 교육을 아무리 잘해도 천부적인 재능이 없으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생각을 ’자본주의식 교육이론’이라고 배척해오다 이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수재교육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아울러 컴퓨터 수재반 학생들에게는 전공과목과 혁명역사.수학.외국어 등만 가르치고, 물리.화학.생물 등 ’불필요한’ 과목을 없애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가르치는 이부터 다시 배워라” = 교육혁명을 위해 북한 당국이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중의 하나가 교사와 교수의 수준을 높이는 것.

북한 당국은 “교원의 자질이 곧 교육의 질적 수준”이라며 교육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교사.교수들이 먼저 그에 걸맞은 역량을 갖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교육 수요가 높지만 교원들이 소홀하기 쉬운 컴퓨터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와 외국어 능력이 주요 재교육 분야로 꼽힌다.

각 사범대학과 지방에서는 이를 위해 ’재교육학부’와 ’재교육강습소’를 설립해 “부단히 변화 발전하는 교육현실에 능동적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교원들의 자질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러한 재교육 기관은 교사들이 지능교육 방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돕고 교사는 나름대로 교육 방법을 창안하는 동시에 “전공과목에 완전히 정통하고 인접 과목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학습을 지도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도록 한다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재교육은 교사를 가르치는 사범대학 교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모든 선생님은 새로 배우라는 것이다.

북한의 사범대 교수들은 일부 강의안을 외국어와 전자문서로 작성해 대학에 제출하고 일정 기간 일선학교 체험을 해야 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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