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우리를 또 시험에 들게 할 것이다

북한은 또 도발할 것인가? 이 물음에 많은 북한 및 안보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그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북한이 이 대통령 방미 기간에 맞춰 백령도와 가까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 등을 배치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령도 NLL 북측 내륙 웅진반도에는 북한 서해 해군기지가 집중돼있다. 또 각종 해안포가 밀집돼 서해5도를 향해 포신을 고정시켜놓고 있다. 백령도 동북 방향에 위치한 태탄비행장에는 북한 미그 전투기가 발진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전진배치는 출격대기를 위해 남진(南進)했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지대함 미사일 기지에서 이동발사대를 이동시키는 등 이 대통령 방미 기간에 맞춰 군사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북한의 움직임이 실제 도발로 이어질지 아니면 이 지역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수준에 머물지 지켜볼 일이지만, 북핵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공조를 확인하고 한미FTA 미 의회 통과로 동맹 수준이 한층 더 발전되는 국면에 어깃장을 놓으려는 의도가 작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도발은 대부분 우리가 예측하기 힘든 시기와 방식으로 진행됐다. 북한의 도발을 예상하지 못한 주요 원인 중에 하나는 북한이 도발을 통해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훨씬 많다는 우리식 셈법을 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중국과 가까워질수록 중국에 의해 도발이 관리될 수 있다거나, 남한의 경제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도발하기 어렵다거나, 우리 선거 기간을 앞두고 햇볕파에 대한 국내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는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북한의 의사결정에 대한 우리식 접근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보란듯이 천안함을 격침시키고, 연평도에 포탄 공격을 퍼부어 민간인을 희생시켰다. 서울시장 모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지만 그러한 도발은 햇볕정권에서도 진행돼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결국 북한 당국은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행동에 옮겼다.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연구소 부소장은 올해 펴낸 ‘변화의 목격자(Witness to Transformation)’에서 북한의 의사결정에 대한 연구 결과 외부적 요인이 그들의 내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는 후계문제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올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천안함, 연평도 공격은 김정은의 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결과와 함께 부수적으로 극심한 남남분열을 일으키고 북한에 유화적인 세력의 선거 승리를 도왔다. 내년은 한국에 총선과 대선이 있고, 북한은 강성대국의 성과물을 주민들에게 나눠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북한이 백령도에서 위기 지수를 높이고 있는 것은 도발의 전조라고 봐도 틀리지 않다. 방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출국 전 이 같은 보고를 받고 “만일 북한이 도발하면 강력하게 응징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한다.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자세다. 일부 위험이 수반된다고 해도 단호한 응징을 통해 북한의 추가도발 의지를 꺾어야 한다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북한은 머지 않아 또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