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왜 집요하게 황장엽 암살 시도하나?

최근 밝혀진 북한의 ‘전향한 간첩에 대한 재간첩 포섭 사건’에서도 드러나듯이 북한은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전 북한 조선노동당 비서)에 대한 살해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황 위원장은 1923년생으로 올해 88세의 고령이다. 그러나 고령이 되고 북한을 떠나온 시일도 늘어나고 있지만 오히려 살해 시도는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다.  


앞서서도 북한은 인민부력부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두 명이 2009년 11월 ‘황장엽을 자연사하도록 놓아둬서는 안 된다’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지시를 받고 탈북자로 위장 입국했으나 신문과정에서 붙잡히기도 했다. 2008년 당시 위장 탈북 여간첩 원정화 사건도 같은 사례다.


황장엽 암살조에 10년을 선고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황장엽 전 비서는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상징적 존재”라며 보호할 이유가 분명하다고 말한 바 있다.


황 위원장 측근들은 이러한 암살시도에 대해 김정일 개인과 김일성-김정일 가(家)의 치명적인 약점을 알고 있고 이를 국내 뿐만 아니라 미·일 등 해외 등에서 계속 알리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거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김정일의 처 조카 이한영은 김정일의 사생활을 폭로한 것 때문에 남파간첩에 살해됐다.


최근 들어서는 북한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인 김정일-김정은 세습에 가장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 위원장은 최근 김정은 후계 관련 질문에 ‘그깟 녀석’이라는 표현으로 그 의미를 평가 절하했다.


또 한편으로는 탈북자들의 활동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홍순경 탈북자동지회 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황 선생의 남한, 국제사회 여론 형성을 막아 보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특히 “탈북자 중 최고위 인사 처단을 통해 탈북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홍 회장은 외부세계와 차단을 통해 그동안 체제에 묶어 세웠던 북한 주민들에게 현재 탈북자들의 라디오 송출, 전단살포(삐라) 활동은 북한체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북에 남은 가족들을 연락과 접촉을 위해 북중국경지역을 방문하는 국내 입국 탈북자들을 북한이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소식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 들어 황 위원장이 대내외적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이를 위축시키려는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즉 살해 시도는 실패해도 운신의 폭을 줄여보자는 것이다. 


최근 황 위원장은 북한이 북중동맹을 외부에 과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만큼 북한이 체제 내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금 당장 북중동맹을 끊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한국)가 중국과 친하게 지내면 북중 동맹이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북한문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한중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김정일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밝혀왔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한중 FTA가 가시화되려 하는 것도 김정일에게는 계속해 황 위원장을 가시처럼 여기는 이유가 될 것이다. 


올해 4월 초 미일 등을 방문해 비공개 강연을 가진 황 위원장에 대해 북한은 매체 등을 통해 ‘현대판 유다’ ‘늙다리 정신병자’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매체는 “십수년전에 도망가 늘 불안과 공포속에서 잔명부지에 여념이 없던 황가놈이 감히 우리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횡설수설 한다”며 “황가놈이 도적고양이처럼 숨어다니지만 결코 무사치 못할것이다”고 협박했었다.


한편 한 탈북자는 “황장엽을 죽이려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김정일을 배신하고 권위를 훼손하는 사람은 절대 용서하지 않고 죽인다는 김정일의 집착”이라며 “아마 김정일이 죽을 때까지 황 위원장에 대한 암살시도를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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