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연평도 포격이 응당한 징벌이라는데

23일이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 2주년이다. 북한은 당일 오후 2시 34분부터 해안포와 곡사포를 동원해 군부대와 민간인 거주지역에 포탄 100여 발을 무차별적으로 포격했다. 이 때문에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인도 2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숫자에서 드러나지 않은 긴박하고 처절했던 전투 현장은 해병대가 부상 장병들의 글을 정리해 발간한 수기집에 잘 그려져 있다. 부상 장병의 전투화를 벗기자 피가 쏟아졌다는 글귀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북한의 태도는 포격 직후와 지금 변함이 없다. 북한은 이틀 전(17일) 연평도 사건에 대해 “우리(북한)에게 무모한 도발을 걸었다가 응당한 징벌을 받은 사건”이라고 했다. 먼저 남한이 빌미를 줬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우리가 응징을 운운하며 제2, 제3의 연평도 도발에 매달린다면 더 큰 불벼락을 맞게 될 것이라고 되레 위협했다. 사과는커녕 안 때려서 다행이라는 식이다. 여기에 북한 군부를 중심으로 대남 적대감 및 전시 분위기 고취에 여념이 없다.


우리 군과 민간에서 연평도 2주년을 맞아 곳곳에서 추모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당시 포격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많이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는 연평도 포격과 같은 사태가 재발할 때 우리 군의 대응 조치를 결정할 대통령 후보들에서 입장에서 잘 드러난다. 박근혜 후보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지만, 안철수 후보는 북한이 한 만큼만 보복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도발을 사전에 저지하겠다는 말만 하고 대응의지는 천명하지 않았다.


안 후보의 보복과 확전(擴戰) 방지는 사실 우리의 딜레마이다. 대통령에게 단호한 대응 의지와 함께 전면전을 막아야 할 책임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안 후보처럼 통수권자가 확전 방지를 앞세울 경우 군은 손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 문 후보의 도발을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복지 예산을 안 쓰겠다는 말과 같은데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 우리는 이미 해군 전력이 북한을 압도했지만 천안함이 공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일각에서는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군의 보복 의지가 강해 북한이 도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지극히 단순한 주장이다. 공동어로 구역을 지정하면 평화가 지켜진다는 주장 또한 순진하기 그지없다. 북한 김정은이 아버지 권력의 90% 이상에 접근할 때까지, 경제발전에 성과를 보일 때까지 북한은 남한과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도발을 지속할 것이다. 김정은이 집권 초반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하는 향후 몇 년간 북한의 대남 도발은 상수로 봐야 한다.


문∙안 두 후보는 천안함, 연평도 희생자 가족들의 면담 요구를 거절했다. 입만 열면 국민이나 진심을 말해왔던 후보들이라 아쉬움이 적지 않다. 특히나 북한의 선의를 바탕으로 평화를 구상하는 후보들이기에 국민들은 두 후보의 진정성을 확인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이제 대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평도를 지키는 해병부대에 ‘잊지 말자 연평 포격전, 응징하자 적 도발’이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두 후보는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