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나포한 연안호마저 남북협상 인질로 삼을까?

북측에 나포돼 억류 중인 우리측 민간 선박 연안호의 조기 송환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연안호가 나포된 지 사흘 만인 1일 북한 조선중앙TV는 남측 어선 연안호가 영해를 불법 침입해 나포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해당 기관에서 조사중’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북한은 길어도 사나흘이면 끝날 조사를 닷새가 되도록 ‘해당기관에서 조사중’ ‘불법 (영해) 침입’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북한이 연안호 처리 문제를 놓고 나름의 계산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05년 월선한 ‘황만호’의 경우엔 닷새 만에 풀려났다.

북측이 불법 침입의 원인을 우리측이 주장하는 항법 장치 고장에 의한 단순 월선으로 본다면 이번 사건은 장기화 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만일 불법 어로 등 고의성이 담긴 행위로 판단할 경우 북한 당국의 기준에 따라 사법처리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북측이 조사를 마무리한 뒤 처분 방침을 통보해 올 것으로 보고 일단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억류 기간이 늘어날수록 정부는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북제재와 남북관계 악화 등 정치적 기류가 이 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측은 미국 여기자들이 우발적으로 국경을 넘은 사건에 대해서 ‘조선민족적대죄’를 적용해 12년 노동교화형에 처했다. 북한은 미국의 압박이 강화되자 여기자 억류 문제를 정치적 노림수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북측은 개성공단 유 씨 문제도 남북간 합의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3개월 이상 억류하고 있다. 따라서 북측이 이번 사건을 그 동안 남북간의 관례나 국제적 기준,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처리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우려다.

북한이 연안호를 조기 송환할 경우 남북관계는 잠시나마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꼬이기만 하던 남북대화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호혜적인 관점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억류가 장기화 되면 우리 정부의 태도나 국민 여론이 더욱 강경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2, 3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안호는 29일 금수호 등 선박들과 함께 선단을 이뤄 어로한계선까지 나가 오징어잡이를 하다가 귀환 통보를 하고도 방향을 잃고 북측 수역으로 들어가 다음날 오전 “GPS 고장으로 위치를 모르겠다”고 밝힌 후 북측 경비정에 나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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