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한반도, 누구나 꿈꾸는 미래일 텐데요. 실제로 통일 한반도를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또 일하는 전문가들은 어떤 통일 미래를 꿈꿀까요? 전문가와 함께 통일 한반도를 밀도 있게 그려보는 ‘통일 대담’ 시간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지금 저희 국민통일방송을 듣고 계신데요. 어떤 마음으로 이 방송을 듣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한편으로는 여러분께서도 저희 국민통일방송이 무엇을 위해 이렇게 북한으로 라디오를 송출하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4월 3일 오늘 통일대담 시간에는 국민통일방송 이광백 상임대표를 모시고 국민통일방송의 목적과 사명이 무엇이고 또 저희 국민통일방송이 통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1. 어제였죠. 4월 2일 저희 국민통일방송은 정식으로 간판을 다는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한국의 전 정부관계자, 교수 등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격려해주셨는데요. 마음이 어떠셨나요?
한반도의 미래, 특히 통일이죠. 통일을 위해 통일방송이 이제 정말 본격적으로 시작됐구나 하는 그런 희망이 느껴졌습니다. 또 하나는 정말 이 통일방송을 통해 북한주민과 정보를 주고받고 또 통일을 이야기하고, 끝내는 한반도의 통일시대를 정말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의 부담감에 어깨가 무겁기도 했습니다.
2. 물론 지금도 국민통일방송의 이름으로 청취자 여러분들게 전파를 송출하고 있습니다만 국민통일방송이 어떤 방송인지 어떤 목적을 가진 방송인지 구체적으로 설명드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대표님, 소개를 해주시죠.
이름 그대로 통일방송입니다. 북한주민과 남한주민이 서로 일단 대화하고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통일의 첫 출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는 북한주민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없지 않습니까? 이런 장벽을 비교적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것이 방송입니다. 그래서 일단 방송을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세상의 소식을 전하고 또 북한주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이런 것을 듣는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주민과 남한주민이 서로 소통해서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것 통일방송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그 목적을 위해 저희들이 단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저희방송이 사실 거의 10년째입니다. 그런데 저희방송을 듣고 있는 주민의 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탈북자들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북한에 있었을 때 저희방송을 들어봤다고 하는 사람 수 가 대략 2%에서 3%정도입니다. 저희 욕심은 저희방송을 듣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방송으로 저희 방송을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1차 목표는 북한 주민 중 열에 하나 즉 10%정도가 저희방송을 듣게 하는 겁니다.
저희는 북한인구 2500만 중 성인을 1000만이라고 볼 때 100만 명 정도는 저희방송을 듣게 하고 싶습니다. 그걸 위해 저희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보다 많은 전파, 보다 강력한 전파로 북한주민들에게 라디오 방송을 하는 겁니다. 또 하나는 저희 앞에 국민이라는 단어가 붙어있습니다. 이른 바 남한 국민들의 힘으로 북한주민들에게 방송을 하고 싶은 겁니다. 정부가 북한주민들에게 하는 선전방송이 아니고 남한주민들이 스스로 자율적으로 북한주민과 소통하는 그런 방송이 되고 싶은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3. 북한에 100만 미디어 시민을 만든다 이것이 국민통일방송의 목표인데요. 미디어는 언론이나 방송 등에 대한 통칭인데요, 여기에 시민이라는 단어를 붙인 미디어 시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사실 저희들이 탈북자들에게 북한사회가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보면 공통적으로 답하는 게 자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가 많이 보장되지 못한다. 이런 주장을 많이 합니다. 문제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 이것을 줄여 보통 한자어로 인권이라고 표현하는데, 인권이라는 단어 자체를 들어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런 사회에서 과연 북한 주민이 자유롭고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게 사는 그런 풍요로운 통일이 가능할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겁니다. 국가의 진정한 주인은 인민이다. 이렇게 말하는 게 북한인데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정작 국가의 주인에게 필요한 아주 기본적 권리들, 인간의 기본적 권리들도 보장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이라는 것을 저희는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국가의 주인이라면 당연히 우리는 자유로워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자유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를 국가는 우리에게 보장해달라‘ 이런 정도의 의식을 가진 사람이면 저희는 시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의식을 바탕으로 북한사회가 좀 더 자유롭고 개혁·개방된 사회, 결국 남한과 같이 소통하며 통일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의식을 저희 방송을 통해 자꾸 전하면 북한 주민 가운데 저희방송을 듣는 사람들은 ’그런 인간의 권리에 대해 국가의 진정한 주인은 이런 의식을 가져야되는구나. 북한이 나아가야할 길은 개혁개방과 민주화구나‘ 이런 생각을 갖게 되지 않을까합니다. 저희방송을 듣고 그런 의식을 가진 사람들을 저희는 이제 시민이라고 부르는 거죠. 그래서 방송을 듣는 시민들, 이게 저희방송이 꼭 하고 싶은 것 중 하나입니다. 북한의 자유로운 시민들은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입니다.
4. 한반도 최초로 남과 북 주민들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 생긴건데요. 대표님은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민간과 북한주민들이 소통하는 방송 이것은 사실 10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문제는 워낙 규모들이 작았습니다. 탈북자들도 방송을 하고 인권운동가들도 방송을 했지만 듣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매우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통일이 눈앞에 점점 다가오고 있지만 이렇게 작은 규모로는 통일시대를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가능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규모 있고 강력한 방송이 필요하고, 북한주민들도 그런 방송사가 있어야 보다 많은 주민들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국민통일방송은 기존의 민간 대북방송사 몇 개를 통합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규모 있고 가능하면 많은 청취자들이 들을 수 있는 방송시대를 열 수 있지 않을까. 국민통일방송 출범이 그런 시대의 어떤 시작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5. 말씀하신대로 자유조선방송과 열린북한방송, 그리고 데일리NK가 합병해서 국민통일방송이라는 대북 전문 미디어 그룹이 만들어진 건데요. 원래 각자의 매체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단 자유조선방송과 열린북한방송은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라디오 방송을 해왔던 곳들입니다. 데일리NK라고 하는 곳은 신문사입니다. 북한의 소식을 전 세계 사람들과 남한사람들에게 알리는 그런 신문사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OTV라고 하는 곳은 조그마한 인터넷 TV방송입니다. 여기서는 그동안 북한의 인권문제, 북한주민들이 얼마나 자유를 억압당한 채 살고 있었는지 또 얼마나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해외에 알리는 그런 TV방송사였습니다. 이런 작은 회사들이 모두 힘을 모아 국민통일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 겁니다.
6. 10년 동안 각자의 단체에서 활동하던 매체들이 모여서 국민통일방송으로 함께하게 됐는데요. 저도 합병 과정에 함께했고, 지금도 함께하고 있습니다만 대표님 입장에서는 지금 국민통일방송의 모습이 되기까지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보다 많은 북한주민들이 이 방송을 듣게 하고 싶었는데 저희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는 곳은 해외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이라든가 필리핀이라든가 이런 곳에서 북한을 향해 전파를 송출하고 있는 건데 그러다보니 좋은 음질로 보다 많은 주민들이 듣게 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제 통일방송시대를 맞이했으니 가능하면 한국이든 중국이든 북한과 가까운 곳에서 라디오 전파를 송출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사실 무관심입니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북한사회의 실상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또 국제사회의 많은 사람들도 잘 모릅니다. 워낙 폐쇄된 사회다 보니 북한의 실상이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북한주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현실을 좀 넘어서기 위해 일단 북한 사회의 실상을 가능한 많이 한국 주민들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도 같이 할 생각입니다. 이 사람들이 북한의 실상을 알게 되면 방송을 통해서라도 북한주민들과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겠구나 느낄 것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희방송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면 좀 더 좋은 프로그램, 좀 더 좋은 주파수로 많은 시간의 방송을 북한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7. 좋은 주파수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국민통일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국민들의 성원이 많이 필요한데요. 현재 국민통일방송을 후원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 소개를 해주세요.
일단 북한문제에 관심이 많은 분들, 그러니까 인권운동가도 있고 평범한 시민이지만 북한의 실상에 가슴아파하는 분들도 계시고 탈북자분들도 일부 있습니다. 북한에 자신들이 살아봤기 때문에 그 사회 실상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어서 그분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진실을 전하는 라디오 방송을 후원하고 싶다는 탈북자 분들도 계시고요. 일부지만 학생들도 있습니다. 학생들도 결국 북한사회가 변화하고 우리가 통일되는 것은 우리 세대가 감당해야 할 숙제가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는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통일부라든가 통일과 관련된 일을 해오셨던 원로 분들도 저희방송을 후원해주고 계십니다. 통일은 우리민족의 소원이다는 마음으로 후원해주고 계시죠.
8. 앞으로 한국 국민들의 더 많은 후원과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일단 그동안 저희는 묵묵히 방송을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왔고 그 방송도 저희 방송사 직원들끼리 방송을 제작하는 식으로 해왔습니다만 앞으로 저희활동 절반은 북한의 실상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다양한 행사, 또는 의미 있는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남한 사회 또는 국제사회에 북한 실상을 알리고 통일 필요성을 전하는 그런 활동들을 많이 해야 할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이왕 프로그램을 만들 때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게 해 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소수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아니고 온 국민이 같이 참여해 만드는 그런 방송, 그런 프로그램 이렇게 만들어야 그걸 듣는 북한 주민들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훨씬 쓸모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9. 작년 11월 국민통일방송이 발기인 대회를 했었는데요. 이후에 북한 당국은 노동신문을 통해서 ‘반공화국 도발 광대극’이다 ‘심리모략 소동의 가담자들과 그들의 본거지들을 모조리 초토화 해버리겠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인민들에게 외부 소식이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든 막고 싶은 거겠죠?
그렇겠죠. 북한정권이 유지되는 굉장히 중요한 비결 중 하나는 외부 실상을 알리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조선은 노동자 농민이 주인인 지상낙원이고 남조선은 미제식민지로 억압받고 굶주리고 그렇게 살고 있다. 어서 빨리 통일해서 남조선을 해방하자. 이런 이데올로기, 사상을 정권의 중요한 기둥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부소식이 알려져서 남조선이 훨씬 더 잘산다더라. 중국이 조선에 비해 몇 배나 더 잘산다더라. 이런 소식이 전해진다면 그래서 조선이 전 세계에서 지상낙원이 아니고 오히려 가장 못사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는 진실이 알려진다면 아마 현 정권이 유지되기가 어려울 겁니다.
이것 때문에 정보를 통제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것을 막을 수는 없어 보입니다. 이미 북한 주민 가운데 7,80 %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영화, 드라마 등을 본다고 합니다. 그 속에는 진실이 담겨있죠. 남한이나 중국이 얼마나 지금 눈부시게 발전했는지 북한과 남한의 한사람의 1년 동안 버는 소득 격차가 거의 스무 배가 납니다. 남한이 사실 북한에 비해 스무 배나 잘산다고 해도 되겠죠. 그런 엄청난 격차들이 북한인민들에게 이미 전해졌고 북한 주민들도 그 진실을 거의 알고 있습니다.
10. 한편으로는 말씀하신대로 7~80%가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이미 보고 있고 한국의 실상을 알고 있다. 사실은 영상으로 보이는 매체가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게 현실인데요. 이런 가운데 라디오방송을 굳이 해야되냐라고 질문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희가 볼 때는 라디오냐 TV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방송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접하고 있는 것은 알판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있는데요. 드라마나 영화 속에는 실시간 정보 이른바 뉴스를 알리는 것은 없습니다. 그 날 일어나는 전 세계 소식들이 좀 더 빠르게 전달되면 좋겠는데 그것은 알판이나 유에스비로는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TV든 라디오든 방송을 통해 그 날 바로 전하는 게 매우 중대한데 그건 아마 국민통일방송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11. 제가 대북 방송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면 어떤 한국 분들은 ‘정말 듣는 사람이 있냐?’ 그럼 청취자들에게 어떤 의견이나 반응이 오냐는 질문 하십니다. 사실 이 부분이 좀 어려움이 될 때도 있는 것 같은데요. 남과 북의 소통을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은 북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송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 무엇인가요?
현재 저희방송을 듣고 있는 사람이 과연 있느냐. 있다면 얼마나 되느냐. 이걸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탈북자들을 통한 조사뿐입니다. 탈북자들이 현재 한국에 3만명 가까이 와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조사해보면 그러나 대략 10%에서 많게는 20%에 가까운 사람들이 라디오 방송이나 이런 것들을 들어봤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건만 된다면 북한주민들도 얼마든지 외부에서 들려오는 방송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어느 정도 조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저희들이 방송을 하고 그것이 북한주민들에게 들리고 또 북한주민들이 이왕이면 그 방송을 하고 있는 방송국에 나는 이런 프로그램이 좋았다. 이런 새로운 프로그램은 없느냐. 이런 정보를 제공해 달라. 이렇게 주고받는 활동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저희 국민통일방송도 북한 주민들 특히 국경 주민들이 중국을 통한 휴대폰을 통해서라도 저희 방송에 듣고 싶은 방송 또는 방송을 듣고 느낀 소감을 전할 수 있는 전화기들을 많이 마련할 생각입니다. 많지는 않겠지만 일부 몇 몇 가능한 북한주민들과 소통하면서 방송하는 그런 시대로 저희는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2. 사실 한국의 많은 방송들은 청취자들의 참여로 이뤄진 방송들이 많지 않습니까? 문자로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도 하고 오늘 방송은 좋았습니다, 안 좋았습니다. 이런 평가도 즉흥적으로 오는데요. 언젠가는 우리 방송에 대해서도 이런 평가가 오지 않겠습니까?
이미 국경지역에서는 중국을 통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그런 시대가 온다면 저희방송이 북한주민과 함께 하는 노래방 프로그램. 전화를 통해 ‘사랑의미로, 바람 바람 바람’을 부르는 그런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13.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이광백 대표님, 과거 북한민주화운동을 하셨고 현재는 국민통일방송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려는 노력을 하고 계신데요, 계기가 있었나요?
저는 사실 1980년대 이른바 386민주화 운동 세대입니다. 대학교 때 학생운동을 하면서 북한을 추종한 주사파 학생운동에 몸을 담았던 그런 경력이 있습니다. 저도 사실은 김일성, 김정일 장군님의 뜻에 따라서 남조선을 해방하는 통일혁명에 제 인생을 걸었던 그런 대학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하고 충성을 다했던 김일성, 김정일 장군이 만들어놓은 북한 사회주의 조국 그 실상을 그 전에는 책으로만 배웠습니다. 주체사상 총서라든가 북한의 실상을 담은 책을 통해 알았었는데 90년대 중반이 되면서 처음으로 책이 아니라 실제 북한의 모습을 알게 됐습니다. 200에서 300만 명이 배급이 끊겨서 굶어 죽어가고 있는 그 현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책으로는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고 배웠지만 현실에서는 독재자 한 사람만 자유롭고 노동자 농민은 노예처럼 살아가는, 심지어 굶어 죽어가고 있는 죽음의 땅, 어둠의 땅이라는 것을 그 때 알게 됐습니다.
저는 남한의 인권운동보다 더 시급한 것이 북한의 민주화, 북한의 인권운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 민주화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 때서야 깨달았습니다. 그 때부터 북한인권 운동에 몸을 담그게 되었고 북한을 개혁개방에 나아가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 가운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방송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대학시절에 대남방송을 듣고 그걸 통해 공부도 하고 이른바 김일성 장군의 노작도 그것을 통해 배우고 남조선 혁명이론도 그걸 통해 배웠는데 이걸 반대로 북을 향해서 민주화와 인권, 통일방송을 하게 된다면 북한 내에서는 누군가 듣고 북한의 변화, 북한주민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14. 대표님 통일이 어떻게 올까요? 대표님이 꿈꾸는 통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저도 사실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건, 첫 번째 북한이 변화하지 않고는 통일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 변화의 방향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전 세계 사회주의 국가가 절반이나 됐던 때가 있었습니다. 20세기 후반까지도 전 세계 절반이 사회주의였는데 그 국가들 모두 개혁개방을 통해 인민들에게 자유를 줬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그런 나라가 됐습니다. 그리고 굶주림에서 벗어났습니다.
민주화와 개혁개방 이외의 길은 없었습니다. 모든 나라가 그런 길을 갔습니다. 북한도 민주화와 개혁개방으로 갈 수밖에 없고 지금 이미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통일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그 길에 저는 남과 북의 주민들, 인민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 그 길로 나아가는데 첫 번째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한 정부와 북한 정부가 서로 대화하고 협력해서 통일을 이끌어나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북의 인민들과 남한의 국민들이 통일을 이야기하고 서로 생각을 좁히고 마음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통일 대담 시간에는 한반도 최초의 남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을 출범시킨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상임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