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나무 심는 기후 전도사

“북한 핵 문제가 커져도 여행허가가 나오는 한 그곳에서 나무를 심고 기후변화 대책을 준비해야죠. 사람들의 삶이 달린 문제니까요”
캐나다 구호단체 ‘메노나이트 센트럴 커미티(MCC)’의 캐시 수더만(47.여) 동북아시아 대표는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도 ‘보존농업(conservation agriculture. 지속 가능한 친환경 농경)’에 관심이 많아 나무심기를 계속하면 국제사회와 북한간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MCC는 기독교 종파인 ‘메노나이트(Mennonite)’ 교인들이 결성한 국제 구호 단체로, 1996년부터 북한에 식량과 농업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MCC는 북한 농업성(농림부)과 협약을 맺고 내년에 봄 농업 전문가들을 파견해 황해도 인근 농장 3곳에 나무 5천∼8천여 그루를 심는다. 이런 북한 업무의 총괄자인 수더만 대표는 중국 베이징에 주재하며 2003년부터 최근 4월21일까지 북한을 11차례 다녀왔다.

“나무는 토양침식을 늦추고 토지의 양분을 흙 표면으로 퍼올리는 펌프 역할을 해 지속 가능한 농업에 중요한 역할을 해요. 식량과 환경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거죠. 처음엔 기초적인 원조를 주로 했지만 이젠 북한도 이런 장기적인 사업에 관심이 많아요. 학생과 농민에게 어떻게 보존농업을 가르칠지를 고민하더군요. 큰 변화죠.”
중국의 메노나이트 교회 산하 교육 단체에서 근무하다가 2002년 MCC에 합류한 그는 3년 전 남편 로드(50) 씨와 함께 공동으로 MCC 동북아대표에 부임했다. 중국 업무는 함께 하지만 한반도는 부부가 남과 북으로 나눠 맡는다. 평양행 비행기를 타는 건 순전히 수더만 대표 몫이다.

수더만 대표는 핵 분쟁 탓에 북한 내부 분위기가 크게 경직되진 않았다고 했다. 2003년 첫 방문 이후 지금까지 변한 것으로는 ‘시내에 차가 많아지고 공항 공무원들이 더 친절해진 것’ 정도를 꼽았다.

그는 “탁구와 카드 게임을 즐기고 가족 얘기를 좋아하는 등 북한도 그냥 사람 사는 곳”이라며 “그곳에서 작지만 큰 변화를 이뤄나가고 싶고 올가을 이후 다시 북한을 방문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수더만 대표는 9일 환경재단이 MCC에 식목사업 기금 1천만원을 전달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방한했고 다음날 베이징으로 돌아간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