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선 ‘신정아’처럼 교수 될 수 있다? 없다?

지난 2007년 ‘학력위조’ 파문으로 구속기소 돼 유죄 판결을 받았던 신정아(39)씨가 다시 화제다. 1년 6개월 간의 복역 이후 2009년 4월 보석으로 풀려 난 신 씨가 최근 펴낸 자서전 ‘4001’이 세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신 씨의 책에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위원장을 비롯한 정계·재계·언론계 인사들의 실명과 이니셜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 책에서 신 씨는 당시 서울대 총장이었던 정 위원장이 “슬쩍 슬쩍 내 어깨를 치거나 팔을 건드렸다”, “대놓고 네가 좋다. 앞으로 자주 만나고 싶다” 등 노골적으로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력위조’ ‘성 로비’ 논란을 일으켰던 신 씨가 사회 고위층 인사들의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다시 불거지고 있는 ‘신정아 사건’을 보면서 북한 사회에서도 교수가 되기 위한 ‘학력위조’가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북한에서는 대학교수가 되려면 무조건 조선로동당에 입당해야 한다. 일단 학장과 교원들의 추천으로 교수 지원 자격요건이 갖춰지면 대학 내 당위원회에서 당 생활과 당에 대한 충실성을 척도로 심의하게 된다.


이때 부모·형제 등 직계 가족에 대한 신원조회가 이뤄지고, 산간오지에 있는 친척들까지 일일이 찾아가 신원을 확인하게 된다. 이 같은 절차를 통해 결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내각 산하 교육위원회에서 비준이 이뤄진다.


교수자격을 신청하는 본인은 연구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논문이 통과해야 된다. 또한 1년에 1번 씩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교육위원회 시험(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 80%, 전공과목 등)도 통과해야 교수자리가 유지된다. 


논문은 도당을 거쳐 중앙당 선전부의 검토를 받는다. 김일성, 김정일의 교시와 말씀(북한은 1974년 김정일이 만들어 낸 “온 나라를 김일성 주의화 하자”를 통해 김일성의 말은 ‘교시’로 김정일의 말은 ‘말씀’으로 규정지었다)에 어긋나거나 당의 사상에 어긋나는 선동이 된다고 생각되면 아무리 뛰어난 논문이라고 하더라도 부결된다.


이처럼 북한에서 교수란 직위는 ‘김일성·김정일의 교시와 말씀’을 잘 따르고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사람에 다름 아니다. 남한처럼 명예가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교수자리를 위해 가보지도 못한 대학을 졸업했다고 굳이 속일 이유가 없다. 또 최고위급 간부 자제나 외화벌이 일꾼들의 자녀가 아니면 해외에 나가 공부할 수 있는 여건도 안 된다.


북한에선 김정일도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닐 당시 “조선의 대학에서 조선의 정치와 경제, 역사와 문화를 배워야 한다”며 소련 유학을 포기했다고 가르친다. 때문에 아무리 돈이 많은 간부라고 하더라도 해외 유명대학에 자녀들을 보낼 수 없다. 문제시될 경우 “부르주아 사상이요, 대국(大國)주의 사상에 빠져 있다”고 비판대에 오르기도 한다.


때문에 학력위조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는 셈이다. 북한에선 신정아처럼 학력위조로 대학 교수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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