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선 김정일 말이 곧 ‘법’…”지도자 말씀 따르라”

북한 주민 대다수는 김정일의 지시를 ‘법’으로 인식하고 있고, 또한 두 명 중 한 명은 재판에 뇌물의 영향력이 결정적이라고 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8일 최봉대 경남대 교수 연구팀이 통일부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탈북자 80명을 설문 조사한 ‘북한이탈주민 법의식 사례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응답자는 ‘일상생활을 통제하는 국가 차원의 도구’가 법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법이 공정하지 않고 처벌 또한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 중 90.5%가 ‘김정일 말씀이 북한에 사는 동안 법’이라고 답했고, 74.4%는 ‘지도자의 말씀을 잘 따르라’는 내용의 법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불법적 행위에 따른 법의 무력화 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두 명 중 한 명(47.7%)은 ‘형사재판시 뇌물이 없다면 도움도 없다’고 답했고, 응답자 69%는 ‘간부들의 부정부패를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한다’는 것을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건과 사람에 따라 처벌의 정도가 다르다는 응답을 통해 처벌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71.8%가 ‘정치범에 대한 처벌이 무겁다’고 답했고, 25.4%는 ‘사건과 사람에 따라 처벌의 정도가 다르다’고 응답했다.


교사들에 대한 뇌물 제공에 ‘문제의식을 느낀다’는 비율은 6%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범법행위를 통한 돈벌이를 용인하는 태도도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시장 확산에 따른 화폐 물신주의의 팽배로 기존의 법적 가치가 크게 약화될 수 있고, 경제적 행위양식도 변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참여의식도 매우 낮아 대의원 선거에 대해 86.8%가 ‘의미없다’고 답변했다.


연구팀은 “통일 이후 북한주민에 대한 법교육을 위해서는 북한주민이 합리적인 법적 주체로서 자기성찰을 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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