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는 한 끼를 간편하게 떼우는 ’서민 식품’인 라면이 북한에서는 서민들이 즐겨먹기 어려운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지난 달부터 북한 평양에서 ’통일식당’ 등 다섯 군데의 라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뉴저지주 한인천주교 박창득 신부와 인터뷰를 통해 라면사업에 얽힌 북한의 모습을 전했다.
박 신부가 운영하는 라면식당에서는 손님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1인분 라면(100g) 2개를 넣어서 푸짐하게 끓인 ’곱빼기 라면’을 팔고 있으며 노인과 어린이, 빈곤한 노동자들에게 “무료에 가깝게” 제공하고 있다.
박 신부는 “북한에서 라면은 아직 귀하고 비싸기 때문에 서민들이 즐겨먹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그런 라면을 북한에서 싸게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은 미주 한인 천주교인들의 지원이 있기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는 ’살빼기’ 열풍에 깔끔한 맛을 선호해서 기름기가 적은 라면이 유행이지만, 북에서는 영양보충이 필요한 서민들을 위해 오히려 기름기가 있는 중국 라면을 선호하고 있다”고 박 신부는 전했다.
박 신부의 라면 식당은 미주 한인들로부터 라면을 공급받아 북한의 회사가 운영하는 형태.
박 신부는 “강원도에 있는 한 신부님이 한 달에 계란 1만5천개를 지원해 주겠다고 해서 연말에는 계란을 넣어 더 영양가있는 라면을 끓여줄 수 있게 됐다”며 “라면식당 사업을 함경도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