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고기잡이 어부로 살아간다는 것은…

함경남도 함흥은 북한에서 발전된 수산업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넓은 바다를 끼고 어장이 풍부해 수산업이 활기를 띠기 때문이다.

원양어업과 근해어업이 발달해 명태, 도루묵, 가자미, 청어, 멸치 등을 생산하고 있다. 보통 6월이면 물낙지(북한에서는 오징어와 낙지를 서로 바꿔서 부른다)와 정어리, 이면수가 난다.

함흥에서 어부로 살아가는 최창규(가명) 씨는 지난 3월 길이가 6.5m, 넓이가 1.8m가량 되는 8마력 어선을 중국 인민폐로 3천원을 주고 구입했다.

조선에서는 배가 출항을 하려면 반드시 기관 소속이어야 한다. 개인이 몇 마리 잡는 낚시 수준이 아니라면 어느 기관에라도 소속이 돼야 출항이 가능하다. 출항 규정에 소속이 반드시 기재돼야 한다고 나와있다. 최 씨는 00수산사업소 소속으로 등록하는데 실무자 몇 명에게 담배 몇 보루를 돌려야 했다.

최 씨가 들리는 말에 따르면 어떤 선주는 명절 때 그 기관에서 일하는 모든 종업원들에게 물고기를 풀겠다고 약속을 하고 배를 그 기관소속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해당 기관 당비서에게 고양이 담배(영국회사가 아프리카 수출용으로 북한에 생산을 위탁한 담배로 포장에 고양이 그림이 있음) 3보루와 후방지도원에게 1보루를 선물하는 것은 기본에 해당한다.

배가 있고 출항할 수 있는 배의 기관명이 정해지자 최 씨는 배를 함께 탈 기관장과 선원 물색에 나섰다. 청진에는 배를 타려는 사람들이 많아 그리 어렵지 않게 사람을 구했다. 그 다음 조업에 필요한 도구들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물은 보통 30m짜리 1개당 2~3만원 한다. 최 씨 소유의 배 정도 크기면 그물 10개 정도를 준비해간다. 최씨뿐만 아니라 선원도 자기의 그물을 1~2개 정도 풀어야 한다.

배를 돌리는데 필요한 발전기가 인민폐로 1천원정도 든다. 그리고 기름도 넣어야 한다. 보통 디젤유를 사용하는데 한 배가 출항을 할 때 보통 20kg은 준비해간다.

디젤유는 오징어 철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데 제철이 되면 보통 1kg당 4000원 정도 한다. 연료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바다에 나가서 고기잡이만 할 수 있다면 투자한 돈의 2배 이상으로 벌 수 있기 때문에 최 씨는 불만이 없다고 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출항 준비를 한다. 4월 중순 첫 출항. 오후 5시에 출항했다가 이튿날 오전 10시정도에 돌아올 계획이다. 날씨도 좋고 첫 출항이라 가슴도 떨려온다. 배는 5시에 출항을 해서 보통 밤 12시, 1시까지 계속 멀리 달린 후에 그 자리에 그물을 쳤다. 멀리 나가면 나갈수록 고기를 더 많이 잡을 수 있고 다른 사람과 겹치지 않아서 시비가 없다.

같은 구역에서 그물을 치면 다른 사람이 친 그물과 서로 겹치고 나중에 서로 싸움이 벌어진다. 그물 하나가 30m고 주인이 10개 있고 거기 선원4명이 또 그물 1~2개씩 쳐놓으면 적어도 500m는 넘게 쳐야 되는데 주변이 또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물이 교차되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그물을 거두면서 그물이 교차된 부분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것을 잘라 놓는다. 또 바다에는 또 고기 잡이 전문이 아닌 그물 전문 도둑들이 있다. 이들은 사실 해적선이나 다름없다. 보통 새벽 2~3시에 제일 졸리기 마련인데 이 때를 이용해서 전문 그물 도둑들이 활개를 친다.

훔친 그물은 다시 장마당에 가져다 판다. 그러니 잠깐 졸고 있는 사이에 그물을 잃어버린 사람이 많다. 그래서 눈을 부릅뜨고 버틴다.

4월은 청어 잡이가 시작된다. 4월에는 소청어가 잡히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대청어가 그물에 걸려 들어온다. 다행히 이날은 그물이 출렁거릴 정도로 고기가 꽤 잡혔다. 그물을 걷고 다시 새벽 5시에 항구로 돌아올 준비를 시작했다.

이렇게 고생스럽게 고기를 잡아서 오전 10께 포구로 돌아오면 먼저 해안경비대 군인들이 양동이를 들고 나와 무조건 한 배에서 일정 양을 가져간다. 고기를 못 잡았을 때도 정해진 양만큼 가져가고 많이 잡았을 때는 더 가져간다. 일종의 현물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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