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선박 ‘바다 발’ 묶이나

북한 선박이 해외 항구에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후 홍콩에서 북한 화물선이 안전조치 미비로 억류되고 군사장비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 한척이 여전히 미국의 추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선박 검색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견이 아직 일치하고 있지 않지만 일본과 호주가 북한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등 대북제재가 가시화되면서 북한 선박이 국제해상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예상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군용기를 제외한 북한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상선은 모두 200여척.

이들 상선은 그동안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곡물, 의류, 자전거 등 일반 화물속에 마약, 가짜 담배, 위조 달러화를 숨겨 다니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홍콩 당국은 안보리 결의 직후인 지난 23일 북한 화물선 강남1호를 억류한데 이어 26일엔 자매선박 강남5호도 안전규정 위반을 이유로 억류해놓고 있다. 북핵위기가 고조된 올해 들어서만 홍콩은 모두 10척의 북한선박을 검문, 이중 7척을 억류했었다.

정작 미국과 일본 정보당국이 군사장비를 싣고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주시해 온 북한 선박 봉화산호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24일 홍콩 외항에서 급유한 뒤 출항하긴 했지만 일련의 조치는 북한의 해운사정을 급속히 위축시키고 있다.

지난 89년 건조된 강남1호를 비롯한 대부분의 낡고 오래된 북한 화물선은 쉽게 각국 항만국통제(PSC: Port State Control)의 대상이 될 수 있다. PSC는 항만당국이 자국 연안에서 해양사고를 방지하고 자국에 입항하는 외국 선박에 대해 선박의 안전설비 등을 국제안전기준에 따라 점검하고 결함사항의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업무다.

위반사항만 시정되면 곧바로 출항할 수 있다는 강남1호가 일주일째 홍콩에 발이 묶여 있는 것도 워낙 고쳐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항만에서 뿐 아니라 해상에서도 북한 선박은 검색 타깃이 될 수 있다.

홍콩의 한 변호사는 “북한과 관계된 어떤 선박도 불확실한 미래를 갖고 있다. 어떤 항구에서도 포괄적인 검문검색을 받을 수 있고 해상에서도 미국이나 호주 함정으로부터 ‘스톱’ 사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북제재 대상에 핵 관련 물자나 군사장비 외에도 ‘사치품’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북한이 해상에서 발이 묶일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들 ‘강남’ 자매선을 포함 홍콩에 입항한 북한 선박들은 주로 담배, 양주 등을 홍콩에서 사들인 다음 나가곤 했다고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고위층을 위한 사치품 보급 역할을 했었다는 것이다.

북한 선박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지난 10년간 홍콩을 통한 북한의 교역은 지난 10여년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북한의 홍콩을 통한 수입은 4천50만달러, 수출은 7천640만달러에 불과했다.

홍콩이 국제물류 중심지로서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수출입조례’에 따라 핵.군사 장비를 선적한 선박의 입항을 철저히 차단한 것도 북한이 홍콩을 중계무역지로 배제하게 된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어떤 북한 선박도 이제는 관심의 대상이 됐으며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그들이 다시 (홍콩에) 나타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홍콩 당국의 한 관계자는 “중국으로부터 유엔 제재조치에 대한 지침을 받아야 한다”며 “홍콩은 아직 이를 집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제재안 내용을 밀도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선박들은 이에 따라 홍콩 및 동남아 일대 운항을 사실상 차단당한채 중국 동부연해 항구를 오가는 정도로 운항범위가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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