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잡곡 찾는 주민 늘어…쌀 수확량 감소 영향”

진행 : 이 주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첫번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 시장에서 예년에 비해 잡곡류가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얼마 전 북한 여러 시장을 취재하다 공통으로 가격 상승한 상품을 발견했는데요, 바로 잡곡이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더라구요.

해당 소식을 전해온 북한 주민은 올해 대부분 지역들에서 지난해에 비해 알곡수확량이 현저히 낮아 주민들이 비교적 눅은(싼) 가격의 잡곡을 구매한다는 겁니다. 수요가 증가하니 일시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죠. 그리고 돈이 좀 있는 가정에서 가격이 조금이라도 쌀 때인 요즘 대량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종의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 : 잡곡이라면 옥수수나 보리 등을 지칭하는 건데, 북한 주민들은 주로 어떤 걸 주로 섭취하나요?   

기자 : 네,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된 가정에서는 쌀밥을 주로 먹거나 기장이나, 찰조와 같은 고급 잡곡을 섞어서 먹는데요, 올해는 찰조와 기장을 섞어 먹기보다 보리나 밀과 같은 일반 잡곡을 구매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보리밥이 건강식으로 인식돼 보리밥만 파는 식당도 있지만 북한에서는 주식으로 먹는 경우도 있거든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보리쌀 구매를 하는 모습에서 주민들의 생활을 어느 정도는 짐작해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물론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5대5로 섞어 먹는 가정이 지난해보다 많아졌다고 내부 주민은 전했습니다.

진행 : 55로 섞어 먹는다는 걸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 네, 북한 주민들에게는 퍽 익숙한 말인데요, 5대5란 밥의 절반은 쌀이고 절반은 잡곡이라는 데서 유래된 말입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5대5밥을 먹는 집들은 경제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있는 집으로 인식됐었지만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쌀밥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가정들이 더 많아지기도 했죠, 그만큼 주민들의 생존력이 상당히 높아졌고 그만큼 식생활도 안정권에 들어서기 시작했던 것이죠.

2010년대 들어 시장통제가 점점 느슨해지면서 주민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고 그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북한 내 알곡생산의 흉년 여부에 따라 조금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평균생활 수준이 높아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내부 주민은 전했습니다.

진행 : 북한 시장에서 최근 팔리고 있는 잡곡,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 네,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요, 전국적으로 보면 대표적인 잡곡은 옥수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많이 등장하는 잡곡이 보리쌀인데요, 보리는 양강도, 함경북도 지역에서 주로 많이 재배하는 고산지대 곡물 중의 하나입니다. 다음은 밀인데요, 고난의 행군이 있었던 90년대 중반 이후 면적에 비해 수확량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대량생산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밥에 섞어 먹을 때 맛을 더해준다하여 현재도 일부 지역에서 생산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주료 상류층이 잘 구매하는 고급 잡곡들이 있는데요, 바로 기장과 조, 수수 등입니다.

기장과 조, 수수 등은 전국에서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생활이 풍족하지 못한 가정에서는 명절에 기장떡, 조찰떡, 수수떡 등 특식으로 활용하지만 생활이 안정적인 가정들에서는 일상적으로 쌀과 섞어서 밥을 짓는다고 합니다.

진행 : 그렇다면 가격은 어떻게 되는가요?

기자 : 양강도 위연 시장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겟습니다. 보리쌀은 1kg당 비싼 것은 3500원, 싼 것은 3100원을 한다고 합니다. 1kg 당 옥수수는 2300원, 밀쌀은 3000원을 한다고 합니다. 영양식으로 농촌주민들이 챙겨먹는 귀리는 kg 당 2300원을 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면적 당 수확량이 저조해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밀의 경우는 쌀로 만들어 파는 것은 3000원을 하고 겉밀은 2500원을 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일반 주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잡곡들의 가격을 소개했는데요, 다음 중상류층이 자주 구매하는 고급 잡곡들의 가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격을 조사한 시장은 역시 양강도 위연시장이라는 점 거듭 말씀드립니다.

상류층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잡곡이 기장과 찰조인데요, 기장쌀은 1kg 당 4500원으로 중국 쌀보다 미세하게 높은 가격대로 팔리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찰조도 기장과 비슷한 가격대인 4400원으로 팔리고 있고요. 장보호로 인기가 높은 수수쌀은 4550원으로 잡곡 중에 가장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여러 잡곡들

진행 : 오늘 시간은 잡곡이야기 하나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잡곡은 어디서 생산하고 어떻게 유통되는지도 궁금하네요. 

기자 : 네, 대체로 주변의 협동농장과 뙈기밭(소토지)에서 개인들이 생산한 잡곡이 시장으로 나오게 되는데요, 양강도 지역의 협동농장들에서는 가을이 되면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금전적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농장에서 생산한 곡물들을 시장에 내놓게 됩니다. 쌀 농사가 일반화 되지 않은 양강도에서는 잡곡인 보리나 옥수수가 농사의 많은 면적을 차지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개인들이 생필품을 마련하는 과정에 시장으로 잡곡이 유입되는데요, 개인이 시장에 내놓게 되는 잡곡의 양도 적지 않다고 내부 주민은 전했습니다. 가정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사기 위해 농사지은 잡곡을 시장 쌀 장사꾼에게 넘겨주는 것인데요. 올해 잡곡가격이 상승하다보니 시장의 일부 쌀 장사꾼들은 주변 농장에 잡곡을 구매하기 위해 선불을 주거나 다른 생필품을 가져다 놓는 등 발 빠른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농촌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보다는 조금 더 비싼 가격에 곡물을 내놓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반대로 지난해보다 농사작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진행 : 마지막으로 시장 물가 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물가 동향 전해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1kg당 평양 500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5100원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옥수수는 1kg당 평양 1900원, 신의주 1895원, 혜산 2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쌀은 약 650원 정도가 되겠구요, 옥수수는 293원 정도에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인데요, 1달러 당 평양 8200원, 신의주 8180원, 혜산 8200원에 거래가 되고 있고요, 1위안 당 평양 1200원, 신의주 1210원, 혜산 1250원입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7,000원, 신의주 16,900원, 혜산 18,000원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한화로 1kg당 2275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유가정보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5,400원, 신의주 15,500원, 혜산 16,3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디젤유는 1kg당 평양 9,400원, 신의주 9,260원, 혜산 10,0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휘발유는 1kg당 약 2113원 정도이구요, 디젤유는 1kg당 1380원 정도입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