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상봉행사 대상자되면 살 찌우고 틀니 제공”

남과 북이 지난 14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합의함으로써 2010년 이후 3년 만에 그토록 그리던 가족들의 상봉이 이뤄진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모두 북한의 가족을 만나고 싶은 심정은 한결 같기 때문에 대한적십자사의 추첨을 통해 공평하게 대상자들을 선정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산가족 선정도 철저한 사상 검증과 출신성분에 따라 선정한다.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에는 남한출신 주민과 남한에 친척이 있는 주민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해외동포영접국(6과)이 있다. 보통 6과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이산가족들도 관리한다.


6과에서는 이산가족을 포함 남한출신과 연고가 있는 주민들을 3부류로 분류하는데, 1부류에는 6·25 전쟁 당시 조선 인민군(북한군) 편에서 ‘의용군’이었던 이들이 속하게 된다. 1부류에 속한 이들은 다시 3계층으로 분류되는데, 기준은 ‘현재 직책’ ‘전직 공로’ ‘자식들의 계층’ 등을 기준으로 이들의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 2부류는 6·25 전쟁 당시 북으로 피난 온 남한 출신자들이며, 3부류는 해외, 일본 출신이나 북한에서 징역을 산 남한출신 주민들이다.


결국 1·2·3 부류는 북한의 핵심·동요·적대 계층을 나누듯 등급을 매긴 것으로 보면 된다. 북한에 정착한 이산가족들은 바로 1·2·3 부류에 따라 대우를 받게 되는 셈이다. 북한의 지주 출신이면 적대계층이 되듯이 일본 태생이거나 북한에서 징역하다 정착하게 된 이산가족들은 3부류로 분류돼 적대계층과 마찬가지로 차별 대우를 받게 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6과의 이산가족 담당 일꾼들은 이산가족 상봉이 열리게 되면 남측과의 합의를 통해 결정된 인원을 정하게 된다. 이번에 북측의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석하는 인원은 180명으로 이들은 상봉 당사자와 가족들이다. 이들을 6과에서 선정하다는 얘기다. 이어 6과는 정해진 인원에 대한 구체적인 선발 지시를 각 도시(道市) 및 군(郡)·구역(區域) 인민위원회 외사처(외국인 및 해외동포 관리 담당)에 내린다.
 
6과 및 외사처 지도원들은 각 지역 국가안전보위부원, 인민보안부원, 소속기관 당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대상자에 대한 가정방문, 행실 및 서류조사를 실시하고 통과된 대상을 다시 도인민위원회 외사처에 보고한다. 이때 체제에 대한 충성도와 출신 성분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다시 보고된 내용을 도인민위원회 외사처에서 재차 심사를 하게 되고 합격된 이산가족 대상자들은 단체로 평양에 집결하고 보름정도 사상교육을 집중적 받게 된다.


탈북자들에 의하면 상봉행사를 통해 만나는 남한 친인척들에게 북한의 가족 중에 감옥에 있거나 몸이 아픈 사람들은 아예 죽었다라고 말하도록 교육을 받고 자신이 북한에서 지도자의 은덕으로 잘 살고 있다고 말하도록 강요 받는다. 이를 위해 북한 당국은 대상자가 북한 지도자와 찍은 사진이나 받은 표창이 있다면 액자까지 새로 제작해주며 남한 친척에게 보여주도록 교육 받는다. 특히 체제에 대한 비판을 절대 말해선 안 된다. 만약 말할 경우 상봉 행사 이후 처벌을 받게 된다.


이렇게 준비가 완료되면 대상자들은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이때 북측 보위부원 등으로 구성된 보장성원과 관리자 전원은 북측 이산가족들에 대해 엄격하게 감시하게 된다.


북한에서 이산가족을 친인척으로 둔 한 탈북자는 18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산가족들도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북한 당국은 남성에게는 양복을 여성에게는 조선저고리를 제공해주기도 한다”면서 “북한주민이 평소에 접하기 힘든 육류 등을 먹여 대상자들의 살을 찌우기도 한다. 특히 치아가 없으면 틀니 등의 편의까지 보장해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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