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제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대량 유입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마닐라 발로 보도했다.
디니시오 산티아고 필리핀 마약 단속국(PDEA) 국장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생산된 필로폰이 최근 필리핀에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필로폰의 암시장 가격이 50% 정도 하락했다”며 “1kg당 600만~800만 페소(약 1억3천8백~1억8천4백만원)였던 필리핀 내 필로폰 거래 가격이 지난 몇 달 사이 300만 페소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은 그동안 아태 지역의 주요 필로폰 생산 공급지였지만 최근에는 북한 등에서 들어오는 마약을 다른 국가로 공급하는 중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최근 엄청난 양의 필로폰을 싣고 필리핀 수빅항에 입항하려다 검거된 사건과 관련, 필로폰의 출처가 북한 내 비밀공장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산티아고 국장은 “지난달 28일 대량의 필로폰을 싣고 수빅항으로 입항하려던 베트남 선박 1척을 나포했다”면서 “이 배에서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700kg(시가 1억 달러 상당)의 필로폰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마약당국에도 북한산 마약이 아시아·태평양 각국에 계속 공급된다는 첩보가 입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배가 필리핀에 오기 전 북한 항구에 정박했었다는 정보가 있다”며 “필리핀에서 생산되는 필로폰은 갈색 결정 형태인 반면, 최근 발견되는 필로폰은 투명에 가까운 흰색 결정으로 순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순도 높은 필로폰은 북한산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편, 미국의 의회조사국(CRS)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범죄조직이 북한산 마약을 밀매해 제3국으로 재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이 2004년 한해 동안 필로폰과 헤로인 등의 거래로 2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CRS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