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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국정원장의 대선 하루 전날 방북과 대화록 유출 등으로 국가정보원의 위상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대내 북한 공작 활동에 대한 정보 활동과 북한민주화 관점에서 대북 공작활동이 중요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28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한국국가정보학회 주최의 ‘21세기 한국국가정보의 재정립’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한 세종연구소 이상현 박사는 “남북화해협력의 진척으로 인한 안보의식의 이완을 틈타 친북세력이나 북한 공작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 결과 대내정보활동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박사는 이어 “북한의 위협이 여전히 현존하고, 국내 친북세력의 존재 등으로 인해 대내 정보활동의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대내 정보활동의 주요 목표는 대북 분야에 대한 첩보수집 및 방첩활동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박사는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 국가정보활동을 빌미로 한 정치탄압과 안보정국을 겪은 경험이 있다”며 “민주화된 사회에서 더 이상 그러한 국가기구의 왜곡된 활동이 허용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월간 ‘신동아’ 편집위원은 “이 당선인의 생각은 70%는 경제, 20%는 교육, 10%가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운영 계획 역시 북한을 어떻게 다루겠다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편집위원은 이어 “이 당선자가 북한을 제대로 알고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라면 통일 방법을 연구하고, 대북공작차원에서 북한민주화운동을 연구할 수 있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국정원의 공작활동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의 법∙제도적 기반구축을 통한 위상정립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남북회담과 대북 비밀접촉 과정에서 정보기관의 관여가 불가피한데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이를 규범화∙제도화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교수는 국정원 수사권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의 국가전복 등 체제위협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공수사 전담기관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국정원에 안보수사국을 두고 대공 수사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의 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박사는 “과거 한국 정보기관의 질과 임무, 기능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질에 따라 결정돼 왔다”면서 “정부의 질이 바뀐 만큼 과거 미국과의 동맹관계의 변화로 인해 기본 임무들이 고사된 부분, 시들해진 부분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영철 연세대 교수도 “국정원의 그 동안의 개혁은 정권창출자가 부려먹기 편한 인적구성을 개편한 것인지 정보기관으로서 개혁을 한 것은 아니다”며 “이명박 정부는 인적 청산에 둘 것이 아니라 기능위주로 국정원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