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제 관심 부르는 ‘태풍’ 되려나

▲ 해적 씬(장동건 분)과 그를 체포하기 위해 파견된 군인 강세종(이정재 분)

남북의 분단 문제를 다룬 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 문제를 다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늘(14일) 개봉하는 곽경택 감독의 신작 ‘태풍’은 그 동안 영화의 소재로써 크게 대두된 바 없는 탈북자들의 문제를 화두로 담았다. 곽 감독은 영화의 제작 취지에 대해 “나라가 분단되어 있고 탈북자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중국에서 생사를 걸고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려는 탈북자들, 그들을 막으려는 공안들의 모습 등이 언론 매체를 통해 방영되면서 비로소 많은 사람들이 탈북자의 존재를 알고 그들의 실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난 9일 미국 국무부 국제인신매매 담당 대사 존 밀러는 “중국에 수천 명의 북한 여성들이 송환 위협을 받으면서 성노예로 전락해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수만 명의 ‘씬’과 ‘최명주’ 현존

영화 ‘태풍’ 속 탈북자들의 모습은 현실을 어느 정도 잘 반영하고 있다.

주인공 씬(장동건 분)은 20여 년 전 가족과 함께 남한으로 귀순하려 했으나,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우려해 이들을 외면하면서 결국 북한으로 돌려보내지게 된다. 그리고 가족들이 몰살당하는 모습을 눈 앞에서 지켜보게 된다.

다행히 누나와 함께 살아남게 된 씬. 20년 후 씬은 남북 모두에 대한 적개심에 불타 해적이 되어 한반도를 위협하고, 누나 최명주(이미연 분)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매춘부로 살아간다.

씬이 해적이 되어 복수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블록버스터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아니, 150억원을 쏟아 부었다는 스케일과 화려한 화면구성은 역대 어느 영화를 능가한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눈 여겨 보여야 할 부분은 액션의 이면에 숨어있는, 탈북자들의 고충과 아픔이다. 탈북하는 과정의 어려움, 한국정부의 외면을 느끼면서 겪는 또 한번의 충격, 제3국에서 괄시를 받으며 살아가는 설움과 분노……. 영화 속 씬과 최명주는 지금 이 시간에도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수만 명이 ‘현재진행형으로’ 존재하고 있다.

탈북 여배우 리경, “나의 옛 모습”

그러하기 때문에 영화 ‘태풍’은 탈북자들의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9일 시사회장에서 ‘태풍’을 관람한 탈북자 출신 배우 리경은 “탈북자들은 죽기를 각오한 사람들”이라며 “어린 이미연과 장동건이 중국 국경일대에서 눈밭을 헤매며 식량을 구하고 말도 못하는 중국말로 위장하는 것도 바로 내가 했던 것들”이라고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영화 ‘태풍’의 홍보 싸이트에서도 북한문제에 관심이 많은 누리꾼들이 글을 올리고 있다.

‘동지회’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태풍이라는 영화가 탈북자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네티즌’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대학생들의 북한인권개선 활동에 대한 기사와 중국내 탈북여성들의 인권유린의 실태에 관련한 글을 올려놓으면서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영화 ‘태풍’의 곽경택 감독과 세명의 주연배우

▲복수를 하기위해 해적이 된 씬

▲블리디보스톡의 암시장에서 몸을 팔아 살아가는 씬의 누나 최명주

▲스텝들이 장동건의 팔에 문신을 새기고 있다

▲촬영후 곽경택 감독과 이정재가 모니터를 하고 있다

▲이정재가 스텝의 도움으로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 ‘태풍’ 시놉시스
핵 위성유도장치의 해상 탈취 사건, 한반도가 위험하다!! 타이완 지룽항 북동쪽 220km 지점 해상에서 운항 중이던 한 선박이 해적에게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국정원은 탈취당한 배에 핵 위성유도장치인 리시버 키트가 실려있었다는 사실과 그 선박을 탈취한 해적이 북한 출신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비밀요원을 급파한다.

20여년 전,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고 싶어했던 한 가족 버림받은 자의 상처는 분노가 되어 한반도를 향한다 한반도를 날려버리겠다는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 온 해적 ‘씬’(장동건)은 리시버 키트를 손에 넣고 이제는 그의 오랜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 20여년 전, 가족과 함께 남한으로 귀순하려 했으나 중국과의 관계를 우려한 한국 정부의 외면으로 북으로 돌려 보내지던 중 온 가족이 눈 앞에서 몰살당하는 모습을 지켜 본 ‘씬’은 그 때부터 증오를 키우며 살아온 인물이다.

그의 가슴엔 오직 뿌리깊은 분노와 어릴 적 헤어진 누나 ‘최명주’(이미연)에 대한 그리움만이 살아있다. 20여년 전, 마지막 작전에 나선 아버지의 모습에 등을 돌려야 했던 아들 이제, 그 역시 돌아오지 못할 작전에 목숨을 건다 한편 비밀리에 파견된 해군 대위 ‘강세종’(이정재)은 방콕 등지에서 씬의 흔적을 뒤쫓다 러시아까지 추적망을 좁혀간다. 암시장에서 매춘부로 살아가고 있는 ‘씬’의 누나 ‘최명주’를 만난 ‘세종’은 그들의 기구한 가족사를 알게 되고, 추격을 거듭할수록 ‘세종’의 마음에는 ‘씬’에 대한 연민이 자리잡는다.

하지만 삼척 대간첩 작전 중 조국을 위해 전사한 아버지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세종’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마음은 통하지만 친구가 될 수 없는, 말을 건네기 보다는 총을 먼저 겨눠야 하는….. 적도 친구도 될 수 없는 두 남자의 대결이 시작된다!

※ 사진 제공 : 기획사 ‘영화인'(영화 ‘태풍’ 홍보 대행 업체)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