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해마다 노래왕 ‘슈퍼스타K’ 뽑는다?

“빠빠빠빠빠빠~~빠바 빠라빠라빠빠빠빠 빠빠 전국~노래자랑” 1980년 첫 회가 방영된 이후 30년 동안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전국노래자랑. 진행자인 송해의 재치 있는 입담과 일반인 출연자들의 꾸밈없는 모습이 어우러져 지금까지도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TV프로그램이다. 

북한에도 한국의 ‘전국노래자랑’과 유사한 ‘전국 근로자 노래경연’이 있다. 1987년에 시작된 이 경연은 노동자, 농민, 대학생, 사무원 등이 참가한다. 시·군, 도, 지역예선을 거쳐 평양에서 결승을 진행하는 만큼 전국 규모의 경연대회라고 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수차례 검증을 하기 때문에 최종 결승에 오른 사람들의 노래실력은 발군이라고 할 만 하다. 2003년 평양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당시 송해가 “전국 근로자 노래경연에서 상을 받은 사람들은 웬만한 가수 이상”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경연은 해마다 열리는데 예선, 준결승(도→지역 준결승), 결승 순으로 진행된다. 각 시·군에서 진행되는 예선에는 사전 예심을 통과한 사람들이 참가하게 된다. 예심에는 추방가족, 정치범 가족 등 사상성에 문제가 있는 주민들을 제외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예선에서는 해당지역 당위원회 선전부지도원과 중학교 음악교사 등의 심사를 통해 도 준결승에 참가할 3~4팀을 선발한다.

이렇게 각 시·군 예선에서 뽑힌 참가자들은 도 준결승과 지역 준결승을 거쳐 20~30팀으로 추려져 평양에서 열리는 결승에 참가하게 된다. 지역 준결승은 동부(함경남북, 강원), 서부(평안남북, 황해남북), 북부(양강, 자강)로 나뉘어 진행된다.

경연대회는 보통 김일성·김정일 생일이나 국가기념일을 맞아 열린다. 김일성 생일에 맞아 열리는 경연이라면 전 해 11월부터 시·군에서 경연 참가등록 이후 예심이 진행된다. 예심을 통과한 참가자들은 약 한 달간 집단적으로 노래연습을 한 후 예선을 치른다.

예선 통과자들은 도 준결승과 지역 준결승을 준비하기 위해 각각 한 달여간을 합동으로 연습하게 된다. 각 오디션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뇌물’이다. 노래실력에 큰 차이가 없을 경우 얼마를 상납하는가에 따라 오디션 통과가 결정된다.

이렇게 지역별 오디션을 차례로 통과해 결승까지 참가하려면 4~5개월이 소요된다. 당장 생계를 꾸려가는 것조차 힘든 주민들의 입장에서 아예 신청조차 꺼리게 되는 이유다. 

오디션을 보기 전 노래경연의 주제에 따라 지정곡이 주어진다. 지정곡은 해당 시기 정치적 요구에 맞는 노래들이다. 통상 김정일이 사석이나 공석에서 극찬을 한 노래들이 첫 번째 지정곡이 된다.

예를 들면 ‘선군(先軍)정치’가 강조될 때는 ‘선군승리 열두 달’, ‘선군 아리랑’, ‘적기가’, ‘간삼봉의 아리랑’, ‘어디에 계십니까, 그리운 장군님’ 등이 지정곡이 되고, ‘강성대국 건설’을 강조할 때에는 ‘강성부흥 아리랑’, ‘사회주의 제일이야’, ‘행복이 오네’, ‘2월은 봄입니다’, ‘내 나라의 푸른 하늘’ 등과 같은 노래들로 선정된다.

참가자들은 지정곡을 부른 후 자유곡을 부른다. 자유곡도 정권의 정책방향과 어긋나서는 안 되기 때문에 사실상 지정곡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90년대 중반 주민들 사이에서는 ‘휘파람’ ‘처녀시절’ ‘날보고 눈이 높대요’ ‘로은산의 둥근달’ ‘여성은 꽃이라네’ 등의 노래가 유행했지만 공식적인 경연에서는 부를 수 없었다고 한다.

평양에서 개최되는 결승은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다. 결승에선 심사위원 5~7명의 점수 합계로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데 통상 1등은 TV, 2등은 손풍금, 3등은 기타가 상품으로 수여된다. 한국의 ‘슈퍼스타K’나 ‘위대한탄생’과 같이 입상자들에게 가수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전국 근로자 경연대회’를 해마다 개최하는 것은 ‘어려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오락 등을 즐기며 살고 있다’는 대내 선전을 위한 것이라는 게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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