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들의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현재 북한의 농·어촌, 섬, 광산·임산지역의 소학교(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통·폐합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학교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데다, 교사들도 벽지 근무를 꺼려 중학교에 소학교를 편입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달 31일 데일리NK에 “10년 전만 해도 소학교와 중학교 청사가 따로 관리되고 학생 수도 보장됐지만 지금 소학교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교사들도 산골지역에는 죽어도 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중학교에 소학교를 배속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교사 1명이 소학교와 중학교의 모든 과정을 도맡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통·폐합이 이뤄진 양강도 삼수군 포성리의 한 학교에서는 1명의 교사가 소·중학교 전체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양강도 삼수군의 한 소학교 학생 수는 한 학교당 15~20명 뿐”이라며 “한 가정당 1명을 낳으려는 분위기이지만 일단 아이를 낳아도 원만하게 키울 수 있는 생존 환경이 보장되지 않아 차후에는 자식이 없는 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북한의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통계청이 공개한 ‘2018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북한의 2015~2020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89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1975~1980년 이후 합계출산율 2명대를 유지해오다 2005~2010년부터 1명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2005~2010년 1.99명, 2010~2015년 1.95명으로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에서 저출산 현상에 따른 학생 수 감소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교사들이 출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는 등 교육부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소식통은 “지난해 고열(고온) 피해로 교사들에 대한 곡물 배급이 전혀 안 되고 있어 교사들이 출근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마다 교사들에 대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곡물 배급을 진행했는데 최근에는 현물이 부족해 전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앞서 지난해 11월 소식통을 인용해 교육을 비롯한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출근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당시 소식통은 “중앙당의 배급 중단에 식량사정이 나빠지면서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 북한 교사들의 공식 생활비(월급)는 북한 돈으로 2500~3000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시장 환율이 1달러에 8000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월급이 1달러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과거에는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겨 주머니를 충당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러나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져, 생계를 위해 출근을 포기하고 장사나 사교육 시장에 나서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겨울 양강도 삼수, 갑산, 삼지연 등 북한 북부 지역에 위치한 일부 학교들의 방학 기간이 평상시보다 한 달가량 늘어났다. 난방에 쓸 나무가 없어 교실 내 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등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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