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수출 立國”..IT 수출에 역점

“현재 조선(북한)의 정부와 무역회사, 수출품 생산기업들이 내걸고 있는 공동의 구호는 무역의 다양화, 다각화 실현이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3일 북한이 수출 확대를 위한 “국가적인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남한이 산업화 과정에서 내세운 ‘수출 입국’ 구호를 방불하는 북한의 수출 증대 정책을 소개했다.

조선신보는 북한이 “수출확대를 위한 국가적인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하고 북한 조선상업회의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수출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수출구조의 개선”이 주요목표의 하나로 상정됐다고 설명했다.

수출구조의 개선은 “우리(북한)에게는 많지만 국제시장에서는 공급이 적은 상품들을 위주로 국제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다양한 상품들을 생산, 수출하는 것”과 “나라의 가공능력을 높여 원자재의 수출을 점차 가공품의 수출로 전환하는 방법”의 2가지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조선상업회의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북한이 그동안 방직 및 피복분야, 기계설비, 전자제품, 농토산물에 이르기까지 “원자재와 부분품들을 들여다 가공 및 조립해 수출하는 가공무역 방식을 장려”해왔으나, 북한내 원자재를 완제품으로 가공수출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신보는 북한의 수출산업의 “기둥은 IT산업”이라고 규정해 북한 당국이 IT 산업 육성에 쏟는 노력을 보여줬다.

신문은 “최근년간 나라(북한)의 수출분야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정보산업기술(IT)을 비롯한 기술상품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1990년대 초부터 새롭게 일떠선 조선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지문검색이나 음성인식, 화상인식, 지능유희(게임)와 같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성과도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북한 소프트웨어산업총국 관계자는 “오늘 세계 여러 나라들로부터 개발 주문을 받은 소프트웨어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지고 그 양과 범위도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이러한 성과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안받침(뒷받침)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하고 “정부는 국제시장을 대상으로 해 수출품만 전문적으로 개발 및 수출하는 수출품생산기지들을 나라의 구체적인 형편에 맞게 꾸리고 이 기지의 활동에 여러 가지 우대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상업회의소 관계자는 북한의 수입정책에 대해선 “우리나라에 없거나 부족한 원료와 자재를 해결하며 인면경제의 현대화와 정보화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기계설비와 기술들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선신보는 이날 북한의 무역문제에 관한 별도의 기사에서 북한이 세계 각국과 무역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면서 “조선과 유럽동맹(EU) 나라들 사이에서도 실천적인 경제적 연계와 무역 및 투자환경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북한의 EU시장 개척 노력을 전했다.

북한은 지난 10월 23~24일 평양에 EU 대표단과 외교관, 경제전문가 등을 초청해 경제토론회를 열어 양측간 경제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었다.

조선상업회의소 관계자는 “조선과 유럽지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무역을 비롯한 여러 가지 경제적 공간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 세계 경제의 구성부분이며, 서로 경제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상호보완 구조임을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 3월에도 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 북한-EU 경제토론회가 열려 “쌍방은 경제분야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교환하는 마당도 정기적으로 마련”했다며, 독일, 스웨덴, 프랑스, 스위스 등과 북한간 여러 분야에서 경제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러나 북한을 적대해온 “미국의 그림자”가 북한-EU 경제교류에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그 대표적인 사례로 유럽 각국에 대한 북한의 피복 가공제품 수출 제한을 지적했다.

북한의 피복제품이 1990년대 전반까지는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렸으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결과 쿼타제가 실시됐는데, EU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편승, 유독 북한 제품에 대해 “가장 차별적이고 제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신문은 2000년 8월 북한의 방직.피복협회와 EU간 협상을 통해 교역량 증대 등 “긍정적 조치”가 취해졌지만, “단지 국제사회에서 자기(EU)의 영상(이미지)을 내세우려는 목적 밑에 취해진 조치로, 실천적인 효과를 크게 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전환하는 행동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되게 돼 있다”고 신문은 말하고 북한측은 지난 10월 EU와 경제토론회를 통해 “방직 피복무역에서 불공평한 할당 제한조치를 계속 조선에 적용할 경우 EU의 영상만 흐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문은 “조선-EU 경제토론회의 정상적인 개최는 어떻게 보면 EU 나라들의 정부와 기업들이 조선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새로운 흐름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