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북한군 노크귀순’ 사건 발생 이후 해당 부대 지휘관을 포함해 1군사령부와 합참 관계자들이 중징계를 당하는 등 군이 거센 후폭풍에 쌓여 있다. 북한군도 이달 6일 경의선 주변 부대에서 발생한 ‘지휘관 사살 후 월남한 사건’으로 김정은의 거센 질타가 나오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달 초 부대 지휘관 2명을 쏴 죽이고 월남한 중대사건이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도 소식이 크게 알려졌다”면서 “군 총정치국에서 병사들에 대한 사상교양 사업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휴전선 북한측 최전방 민경부대 군인들의 월남 사건은 꾸준히 발생해왔다. 당국은 휴전선 월남 사건이 발생해도 군내 사기 저하와 사상적 동요를 우려해 내외에 전파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경의선 주변 북측 초소에서 발생한 총격 및 도주 사건은 파급력이 작지 않아 해당 2군단과 개성, 그리고 평양에 소식이 빠르게 전해지고 있다.
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부대 지휘계통도 줄줄이 잘려 나갔다. 현영철 총참모장이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된 것도 간부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이번 사건은 출신성분이 좋은 민경부대 군인이라 충격은 더욱 크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군 총정치국은 이번 사건 대책 중 하나로 전방부대 정치일꾼이 전사들과 1:1 개별만남을 진행하고 있다. 면담 내용에는 “신념이 부족하면 적들의 선전에 속아 조국을 버리게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이들이 군에 입대하기 전에 한류를 접한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강연을 통해 “남조선 황색바람에 물이 들어 공화국을 배신하는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다”면서 군인들의 소지품을 검열해 한국 상품으로 보이는 것은 모두 회수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군대 밖 시장에서도 한국 상품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소식통은 “한국 제품이나 드라마 DVD를 판매할 경우 법적 처벌 수위를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그냥 넘어가주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미 김정은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7일 국가안전보위부를 방문해 “적에 대한 털끝만한 환상이나 양보는 곧 죽음이며 자멸의 길이라는 것을 인민들의 마음에 새겨 주기위한 사업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평양에서는 귀순병사 가족은 물론 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담임교사와 청년동맹 지도원이 해임되는 등 연대 처벌까지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이 “그 사람들이 무슨 책임이 있나. 제대로 먹이기만 했어도 그런 일은 안 생길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